지방 소멸 부채질하는 ‘문화 격차’ 해소해야
2023년 06월 02일(금) 00:00
수도권과 지방 간 문화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지방 소멸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문화 예술 활동과 기반 시설 면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년 문화예술 활동 현황 조사’에 따르면 광주의 연간 문화예술 활동은 902건으로 5대 광역시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서울이 1만 2533건으로 전체(3만 1924건)의 40%에 육박했고, 대구 2062건, 부산 1856건, 인천 1131건, 대전 1001건 등이었다. 전남의 문화예술 활동은 814건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12위에 머물렀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지역 간 삶의 질 격차’에서도 지역 간 문화 격차가 확인된다. 광주의 국·공립 도서관은 24개에 불과해 전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미술관(14개)과 문화예술회관(7개), 지방 문화원(5개)도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에 서울·경기에는 도서관 478개, 미술관 101개로 전국의 40% 이상이 몰려 수도권 편중이 극심했다. 문화 시설의 편중은 접근성과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전남의 도서관 접근성은 100분을 걸어야 갈 수 있어 17개 시도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그에 비해 서울은 걸어서 14분이면 당도할 수 있었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예향’이라는 수사에 가려진 광주·전남 문화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문화 인프라와 창작 여건에서 변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열악한 재정 여건 탓에 문화기반 시설 확충 속도도 수도권이나 영남권에 비해 훨씬 더디다는 점이다.

갈수록 커지는 문화 격차는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광주가 명실상부한 문화 수도로 도약하려면 문화 인프라 확충과 예술인 창작 환경 개선부터 서둘러야 한다. 정부도 문화 시설 확충 때 광주·전남을 우선적으로 배려해 국가 균형 발전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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