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5·18은 밝은 미래 떠올리게 해야죠”
‘오월지기 1세대’ 김용철 MG동명새마을금고 이사장
일 동경대 유학 중 5·18 자료 수집…18년 간 오월 해설사 활동
왜곡된 인식 변화시키고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하는 것이 임무
일 동경대 유학 중 5·18 자료 수집…18년 간 오월 해설사 활동
왜곡된 인식 변화시키고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하는 것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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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주는 뜨겁다. 금남로 한복판은 43년 전 그날로 돌아가 각계각층에서 소리 높여 행진하고 운정동 민주묘지는 전국에서 발디딜틈 없이 많은 이들이 찾는다.
5월이 되면 더욱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오월지기’다. 오월지기의 1세대 김용철(65) MG동명새마을금고 이사장은 5월이면 자연스럽게 5·18 사적지로 걸음 한다.
예비역이던 1980년, 김씨는 5·18 현장에 있었다. 당시 졸업 후 하숙집에서 생활하던 김씨는 학생들의 외침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로 올라간 김씨는 광주 시민들을 폭도와 빨갱이, 간첩이라 부르는 걸 듣고 알 수 없는 부채감에 시달렸다. 살아남은 자의 역할에 느낌표가 켜지던 순간이었다.
조선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동경대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김씨는 “일본에 있을 때 광주의 5·18이 유독 와닿았다. 일본 재일동포나 시민들 중에서도 광주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본에서 5·18과 관련된 책과 논문을 모으고 극비 문서 번역 등을 하며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김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5·18을 공부하던 중 오월 해설사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지원했다.
올해로 오월지기 18년차를 맞이하는 김씨는 5·18 사적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역사를 소개하고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 방문객들을 주로 맞이하는데, 지난 1월에는 일본에서 희곡 ‘푸르른 날에’의 배경이 되는 광주를 경험하기 위해 찾은 일본인 배우의 통역을 맡았고 5월 18일에는 광주를 찾은 일본 시민단체 도쿄노동자학습협회 회원들을 통솔하기도 했다.
5월에는 전국의 학교와 동호회, 노동조합 등 다양한 곳에서 김씨를 찾는다. 김씨는 경상도 등 보수 지역에서도 오월 해설을 듣기 위해 광주를 찾는다고 귀띔했다.
“무턱대고 군인이 사람을 향해 총을 쐈다고하면 지레 겁을 먹고 5·18을 어렵게 생각하게 됩니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이들이고, 일부 정치군인들에 의해 광주 시민들이 희생당했다고 설명하죠. 큰 변화를 일구려기보단 인식을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려 노력합니다”
해설을 하다 보면 “어찌됐든 공산당 아냐?” 하며 따져 묻는 학생들도 있지만 김씨는 그런 순간들이 되려 “한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킬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5년 전에 대구의 한 대학생을 해설을 통해 만났던 날이다. 할아버지에게 ‘전라도는 전부 나쁜 놈들’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학생은 김씨의 해설을 들으며 울음을 왈칵 터뜨렸다.
김씨는 초등생과 어른을 가르치는 방식이 모두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은 순수하게 ‘빨갱이’와 ‘민주주의’가 무엇이냐 묻는데, 어른들은 이 단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아는 것 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김씨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5·18은 ‘미래지향적’이다. 지금까지의 5·18이 무섭고 어두컴컴했던 과거라면, 앞으로의 5·18은 그 정신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밝은 미래를 떠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5·18 정신은 민주와 대동세상이 중심이 되는 사상입니다. 우리 세대가 이 같은 역사를 다음세대에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남은 이들의 역할입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5월이 되면 더욱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오월지기’다. 오월지기의 1세대 김용철(65) MG동명새마을금고 이사장은 5월이면 자연스럽게 5·18 사적지로 걸음 한다.
조선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동경대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김씨는 “일본에 있을 때 광주의 5·18이 유독 와닿았다. 일본 재일동포나 시민들 중에서도 광주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오월지기 18년차를 맞이하는 김씨는 5·18 사적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역사를 소개하고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 방문객들을 주로 맞이하는데, 지난 1월에는 일본에서 희곡 ‘푸르른 날에’의 배경이 되는 광주를 경험하기 위해 찾은 일본인 배우의 통역을 맡았고 5월 18일에는 광주를 찾은 일본 시민단체 도쿄노동자학습협회 회원들을 통솔하기도 했다.
5월에는 전국의 학교와 동호회, 노동조합 등 다양한 곳에서 김씨를 찾는다. 김씨는 경상도 등 보수 지역에서도 오월 해설을 듣기 위해 광주를 찾는다고 귀띔했다.
“무턱대고 군인이 사람을 향해 총을 쐈다고하면 지레 겁을 먹고 5·18을 어렵게 생각하게 됩니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이들이고, 일부 정치군인들에 의해 광주 시민들이 희생당했다고 설명하죠. 큰 변화를 일구려기보단 인식을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려 노력합니다”
해설을 하다 보면 “어찌됐든 공산당 아냐?” 하며 따져 묻는 학생들도 있지만 김씨는 그런 순간들이 되려 “한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킬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5년 전에 대구의 한 대학생을 해설을 통해 만났던 날이다. 할아버지에게 ‘전라도는 전부 나쁜 놈들’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학생은 김씨의 해설을 들으며 울음을 왈칵 터뜨렸다.
김씨는 초등생과 어른을 가르치는 방식이 모두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은 순수하게 ‘빨갱이’와 ‘민주주의’가 무엇이냐 묻는데, 어른들은 이 단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아는 것 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김씨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5·18은 ‘미래지향적’이다. 지금까지의 5·18이 무섭고 어두컴컴했던 과거라면, 앞으로의 5·18은 그 정신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밝은 미래를 떠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5·18 정신은 민주와 대동세상이 중심이 되는 사상입니다. 우리 세대가 이 같은 역사를 다음세대에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남은 이들의 역할입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