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야제 때 술판” 김 부시장 제정신인가
2023년 05월 24일(수) 00:00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5·18민주화운동 전야제 때 행사장 인근 술자리에 참석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법인카드로 술을 마신 것이 사실상 상주 역할을 해야 할 광주시 고위 공직자의 자세로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추모 분위기에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와 5·18 공법단체 등에 따르면 김 부시장은 제43주년 5·18 전야제가 열리고 있는 17일 오후 7시 30분께 행사장 인근 광주 동구 불로동의 한 식당에서 시청 공직자 등 1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동석자들은 “김광진, 김광진”을 연호하는 등 정치인 출정식을 방불케 했고, 김 부시장은 식사와 소주·맥주 약 30병 비용 등 44만여 원을 법인카드로 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의당 광주시당은 그제 논평을 통해 “5·18 전야제에 자리를 지키지 않은 것도 모자라 시민의 혈세로 술값을 지불한 것에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면서 “김 부시장은 즉각 광주시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5·18 전야제에 술판을 벌인 김광진 부시장은 5·18희생자들을 욕보이지 말고 즉시 부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5·18 행사에 참석한 정치인이 술판을 벌여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5월 17일에는 광주를 찾은 386세대 정치인들이 전야제가 끝난 직후 시내 유흥주점에서 여성 종업원들과 함께 술을 마셔 비난을 샀다. 이후 정치권은 5·18 행사에 참석할 때면 의원들에게 ‘금주령’을 내리며 경건한 추모를 유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야제 행사장을 지켜야 할 김 부시장이 술자리에 낀 것 자체가 문제다.

김 부시장이 5·18 추모 기간임에도 18~26일까지 미국 모빌리티 선진 사례를 둘러보겠다며 출장을 떠난 것도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김 부시장은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책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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