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업주, 절도 초등생 신상 공개 논란
“오죽했으면” vs “도 지나쳤다”
광주서부경찰 “부모와 합의 안된 듯…신고는 안해”
2023년 05월 09일(화) 21:1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의 무인점포 업주가 자기 점포에서 과자 등을 훔쳤다는 이유로 초등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다.

광주시 서구의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업주는 최근 점포 출입문에 초등학생 두 명의 신상을 담은 경고문을 붙였다.

경고문에는 점포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두 명의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과 학년, 이름의 첫 두 음절 등이 적혔다. 또 두 학생이 지난 22일 오후 4시 40분께 이 점포에서 1만 6000원어치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훔쳤으며,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께 1만 2200원어치 과자·아이스크림을 추가로 훔치려다 적발됐다는 내용도 적혔다.

광주서부경찰에 따르면 업주는 이같은 절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으며, 학생들 부모와 절도 피해 변상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자 경고문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굳이 아이들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논란이 퍼지고 있다.

아이들을 쉽게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신상이 구체적으로 적힌 탓에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학생이 다니는 초등학교 뿐 아니라 인접 아파트 주민들까지 아이들의 절도 행각에 대한 소문이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적당히 타이르고 사과받으면 될 텐데, 아이들을 범죄자로 낙인 찍은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과 “그대로 뒀으면 피해가 더 심해졌을 테니 업주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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