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한천~오음 지방도 안전 뒷전 확장공사 ‘위험천만’
안전 시설물 태부족…비탈길 위험
건설 폐자재·쓰레기 방치 ‘눈살’
주민들 “수차례 민원 시정 안돼”
2023년 04월 25일(화) 18:20
25일 오전 화순군 한천면 오음리 지방도 확·포장 공사 현장에서 비로 젖은 경사 길을 내려오는 차량이 차단벽을 피해 속도를 급하게 줄이며 아슬아슬하게 운전하고 있다.
전남도가 발주한 화순군 한천면 한천~오음 간 지방도 확장·포장공사 구간에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교통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화순군 한천면 오음리 일대에서 1.3㎞에 걸친 지방도를 9.5m 폭 왕복 2차로 도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시작한 공사는 오는 12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달 현재 45%의 공정률을 보인다.

도로 확·포장 공사 구간에는 안전 시설물과 야광 안내판, 경고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현장에서는 교량 공사장과 접해 심하게 굽은 내리막길에서 급격하게 속도를 줄이며 후미등을 밝히는 차들을 잇따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에서 뻗어 나온 교차로 구간은 차단벽 탓에 갑자기 좁아졌고, 뒤따르는 차들의 추돌사고 위험이 우려됐다.

원통 안전 표시물은 초입 부문에만 세워졌을 뿐이었다. 콘크리트 부산물 등 공사 폐기물은 갓길에 널브러져 있었고, 높이 5m가 넘는 흙더미 붕괴를 막을 장치는 전혀 없었다. 전방에 도로 폭이 좁아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야광 안내판과 경고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20분가량 머문 마을 어귀 교차로 구간에서는 20대 넘는 차량이 길을 오르내렸다. 인근의 크고 작은 3개 마을과 한천자연휴양림·야영장을 이용하기 위한 승용차, 마을버스가 오갔다.

공사 현장에는 콘크리트 부산물 등 공사 폐기물이 갓길에 널브러져 있거나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공사장 주변이 굉음과 먼지로 뒤덮이고 각종 공사 쓰레기가 곳곳에 방치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음리 3구의 한 주민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전남도와 화순군 등 행정당국에 민원을 넣었지만 제대로 시정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공사 초입과 중간 지점에는 덤프트럭의 날림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세륜장이 있지만 이용하는 흉내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비산먼지는 현재 세륜장 대신 살수차로 처리하고 있다”며 “고소작업 등 공사 현장이 위험할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시정 요구를 했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순군 한천~오음 지방도 확·포장 공사에는 총사업비 68억원이 투입되며 이 가운데 도급액은 40억원 규모다.

/글·사진 화순=조성수 기자 cs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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