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무섭네요”…고물가에 서민가계 부담 가중
간단히 장 봐도 10만원 훌쩍…대학 입학한 자녀 옷 사주는 것도 부담
지난달 광주 소비자물가 5.1% 올라…전국 특·광역시 중 최고 상승률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 지출·상환부담 커
2023년 03월 11일(토) 10:00
광주시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채소코너에서 무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장바구니에 몇 개 담았다고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네요.”

10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손모(여·61)씨는 “이것저것 필요한 식재료를 사다 보니 금방 10만원이 넘어섰다”며 “요즘 장을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푸념했다.

비슷한 시각 채소 판매대에서 만난 유모(여·38)씨도 무를 한참 들고 고민하고 있었다. “어린 아들 먹일 국거리하고, 채소를 좀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올랐다”며 “공공요금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서민 식탁에 오를 식품 물가도 오르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오후 12시께 해당 마트 지하 1층 의류매장에서도 이런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남성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던 박모(35)씨도 봄 신상품으로 출시된 재킷과 티셔츠를 여러 번 입고 벗길 반복했다.

박씨는 “봄 옷들이라 그런지 다 이쁘다”면서도 “사고 싶은 건 많은데 저렴한 재킷 하나만 사도 20만원에 육박해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가 고른 봄 신상 재킷 하나의 가격은 18만원대, 바지와 세트로 구매하면 25만원 선이다. 여기에 티셔츠 2장을 더하니 30만원을 훌쩍 넘겼다.

인근 또 다른 매장에서 대학에 입학한 자녀의 옷을 골라주던 최모(여·47)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고등학교 내내 교복을 입다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한꺼번에 여러 벌의 옷을 구매해야 하는 탓에 옷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최씨는 “최근 아들 옷값만 100만원 넘게 썼다”며 “갈수록 공공요금을 비롯해 물가는 오르고 있어 자녀 1명 대학 보내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했다.

이날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4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4.8%)을 웃도는 것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번 오른 원자재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 데다, 식품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스요금과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쳤고,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상환 부담이 커진 탓에 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광주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금리와 기름값, 공공요금, 물가까지 안 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물가가 급등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로 촉발된 경기침체와 구직난 등 위기 속에 한동안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서민층의 가계경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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