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단(文壇) 고령화에 대한 단상- 박 성 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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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단(文壇)이 늙어가고 있다. 그것도 지극히 빠른 속도다. 일반적인 산업계와 노동계의 고령화는 익숙하지만 지역 문학계의 고령화는 낯선 화두다. 혹자는 예술의 특성상 나이와 무관하게 창작을 할 수 있는데 나이가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 것 같다.
물론 생로병사(生老病死)와 맞물린 고령화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문제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저출생의 상황에서 고령층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출산율이 고용과 교육 인프라등 다양한 요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20~30대 청년 작가 비율 미미
광주의 문학 단체 가운데 대표적인 단체가 광주전남작가회의(작가회의)와 광주문인협회(문협)다. 두 단체에 소속된 문인들의 연령이 평균 60대를 넘어섰다.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문단의 고령화 또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작가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소속 회원은 모두 350여 명이다. 이 가운데 40대가 15%, 50대 30%, 60대 30%이며 나머지 20%가량이 70대 이상이다. 40대 미만은 전체의 5% 내외일 만큼 젊은 작가들의 비율은 미미하다.
문협 사정도 작가회의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작가회의보다 사정이 더 심각한 편이다. 현재 문협에 등록된 회원은 730여 명이다. 이들의 연령 별 구성을 보면 65세 미만이 180여 명, 65세 이상 80세 미만 380여 명, 80세 이상 170여 명이다. 65세 이상이 거의 80%에 달할 만큼 연령별 구성을 보면 ‘초고령화 단체’다.
물론 문학단체의 고령화는 지역의 노령화와 맞물려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의 청년 인구는 2020년 41만 400여 명에서 2021년 40만 3996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39만 2484명으로 줄면서 40만 명의 벽이 깨졌다. 통계청이 예측한 장래 인구 추이에서도 2040년 광주시 청년인구는 25만 3452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의 상황도 녹록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행안부에서 발표한 인구 감소 지역 89곳 가운데 전남이 16곳이나 될 만큼 전남의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처럼 출산율 저하와 맞물린 고령화는 문단 또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어쩌면 산업계와 노동계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숙련된 근로자의 기술과 노하우, 경험은 산업 전반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문학 단체나 예술 단체의 고령화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창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진부한 작품, 낡은 세계관에 매몰되는 경우다. 새로운 작품,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 전혀 다른 세계를 그려내는 게 작가의 본분이다. 그것이 문학의 본질이고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호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데미안’은 문학을 지망하는 청년들이라면 한 번쯤 읽었을 고전이다. 지금의 50~80대 문학인들도 청춘의 시절, 불안과 좌절에 얽매인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인간의 고뇌에 대해 깊이 숙고했을 것이다.
물론 단순한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문단의 고령화’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게다. 예술은 특히 문학은 작가의 나이보다 창작의 사유를 어떻게 풀어내고 작품에 반영하는가가 중요하니까. 작가의 물리적 나이가 많다고 그의 창작물이 진부한 것은 아니며, 젊은 작가라 해서 반드시 참신한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다. ‘젊은 작품인지 노후한 작품인지’ 판단하는 근거는 독자들에게 있으며, 다른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더 잘 안다.
젊은 작가 유입 방안 마련돼야
안타깝게도 작품 속에 언술되는 사유와 물리적인 나이는 대체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청장년의 사유를 담아내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것의 전제는 체력과 근기와 열정이다. 무모한 욕심이나 이상만으로 되지 않고 생물학적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 작가회의와 문협 회장이 새로 뽑혔다. 정양주 작가회의 회장은 “젊은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콘텐츠개발위원회와 젊은 작가 포럼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근모 문협회장은 “기관지인 ‘광주문학’을 통해 신인 작가들을 등단시키고 젊은 회원들의 참여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 유입을 상정한 두 단체의 복안은 나름 기대할 만 하다. 무엇보다 이들의 계획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문화 중심 도시’ 광주의 예술 정책과 정교하게 호응해야 가능할 것이다. 문화 중심 도시란 무엇인가. 문화를 매개로 한 일자리가 많고 문화가 ‘밥’이 되는 그런 도시를 상정할 수 있겠다. 올해는 젊은 작가들의 참여로 고령화된 문단에 새바람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물론 생로병사(生老病死)와 맞물린 고령화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문제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저출생의 상황에서 고령층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출산율이 고용과 교육 인프라등 다양한 요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광주의 문학 단체 가운데 대표적인 단체가 광주전남작가회의(작가회의)와 광주문인협회(문협)다. 두 단체에 소속된 문인들의 연령이 평균 60대를 넘어섰다.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문단의 고령화 또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작가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소속 회원은 모두 350여 명이다. 이 가운데 40대가 15%, 50대 30%, 60대 30%이며 나머지 20%가량이 70대 이상이다. 40대 미만은 전체의 5% 내외일 만큼 젊은 작가들의 비율은 미미하다.
물론 문학단체의 고령화는 지역의 노령화와 맞물려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의 청년 인구는 2020년 41만 400여 명에서 2021년 40만 3996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39만 2484명으로 줄면서 40만 명의 벽이 깨졌다. 통계청이 예측한 장래 인구 추이에서도 2040년 광주시 청년인구는 25만 3452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의 상황도 녹록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행안부에서 발표한 인구 감소 지역 89곳 가운데 전남이 16곳이나 될 만큼 전남의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처럼 출산율 저하와 맞물린 고령화는 문단 또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어쩌면 산업계와 노동계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숙련된 근로자의 기술과 노하우, 경험은 산업 전반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문학 단체나 예술 단체의 고령화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창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진부한 작품, 낡은 세계관에 매몰되는 경우다. 새로운 작품,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 전혀 다른 세계를 그려내는 게 작가의 본분이다. 그것이 문학의 본질이고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호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데미안’은 문학을 지망하는 청년들이라면 한 번쯤 읽었을 고전이다. 지금의 50~80대 문학인들도 청춘의 시절, 불안과 좌절에 얽매인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인간의 고뇌에 대해 깊이 숙고했을 것이다.
물론 단순한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문단의 고령화’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게다. 예술은 특히 문학은 작가의 나이보다 창작의 사유를 어떻게 풀어내고 작품에 반영하는가가 중요하니까. 작가의 물리적 나이가 많다고 그의 창작물이 진부한 것은 아니며, 젊은 작가라 해서 반드시 참신한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다. ‘젊은 작품인지 노후한 작품인지’ 판단하는 근거는 독자들에게 있으며, 다른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더 잘 안다.
젊은 작가 유입 방안 마련돼야
안타깝게도 작품 속에 언술되는 사유와 물리적인 나이는 대체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청장년의 사유를 담아내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것의 전제는 체력과 근기와 열정이다. 무모한 욕심이나 이상만으로 되지 않고 생물학적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 작가회의와 문협 회장이 새로 뽑혔다. 정양주 작가회의 회장은 “젊은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콘텐츠개발위원회와 젊은 작가 포럼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근모 문협회장은 “기관지인 ‘광주문학’을 통해 신인 작가들을 등단시키고 젊은 회원들의 참여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 유입을 상정한 두 단체의 복안은 나름 기대할 만 하다. 무엇보다 이들의 계획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문화 중심 도시’ 광주의 예술 정책과 정교하게 호응해야 가능할 것이다. 문화 중심 도시란 무엇인가. 문화를 매개로 한 일자리가 많고 문화가 ‘밥’이 되는 그런 도시를 상정할 수 있겠다. 올해는 젊은 작가들의 참여로 고령화된 문단에 새바람을 불어넣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