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기대하던 봄의 청보리향이 벌써 날아온 것 같아”
2023년 01월 02일(월) 18:00
눈이 많이 오던 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제주도 올레길을 함께 걷는 어릴 적 친구들입니다. 다가올 봄에 걸을 청보리길을 이야기하다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소란스러웠지만 ‘당선’이라는 말이 똑똑히 들렸습니다.

올레길 하나의 코스에는 걷기 쉬운 평지가 있는가 하면 흥미로운 마을길도 있고 감탄을 자아내는 바닷길도 있습니다. 또한 반드시 넘어야 하는 오름과 계단이 있습니다. 숨을 헉헉 몰아쉬며 힘들게 오르다 보면 가슴이 아플 만큼 숨이 차오릅니다. 이미 올레길을 완주한 친구가 앞에서 말합니다.

“숨넘어갈 정도를 몇 번 겪으면 그게 익숙해져.”

여러 코스를 걸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르막이 나올까 봐 두렵지도 않습니다. 동화 쓰는 일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올레지기처럼 길을 알려 주시는 선생님들과 앞서 걸은 길에서 손 내미는 선배님들, 숨 고르며 함께 걷는 글벗들에게 감사합니다. 동화의 길에서 이제 한 코스 걸었다고 도장 찍어 주신 광주일보와 심사위원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엄마의 이야기 밭에 끊임없이 씨앗을 뿌리는 지우와 승언이, 아내가 가는 길을 묵묵히 응원하는 남편 이준호 씨,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고맙습니다.

기대하던 봄의 청보리향이 벌써 제 곁에 날아온 것만 같습니다. 풋풋하고 촉촉한 향기를 담아 독자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한유진 당선자



▲서울 출생

▲한겨레아동문학 동화창작모임

‘수작’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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