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시위-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의사 표현 방식의 하나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침묵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강압적인 상황에 놓인 약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종종 쓰인다.
침묵시위가 대표적인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이 보여줬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에 앞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침묵시위에 나선 것이다. 선수들은 이란 정부의 협박에 25일 웨일스와의 조별 예선 2차선에선 국가를 제창했지만 입만 뻥긋하는 수준이었다.
중국에선 백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한 사람들이 중국 전역에서 A4 크기의 백지를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지 시위는 2020년 7월 홍콩에서 먼저 등장했다. 중국이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을 실시하자 반대하는 시민들이 아무 것도 쓰이지 않은 백지를 들고 침묵의 시위를 벌였다.
이번 중국의 백지 시위는 신장위구르의 성도 우루무치에서 시작됐다. 지난 24일 아파트 화재로 열 명이 숨졌는데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로 소방차가 제때 진입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로 코로나 해제 요구에서 시작된 백지 시위는 우한, 상하이, 베이징 등지로 번지면서 반정부 시위로 발전하고 있다.
2030 세대들이 인스타그램에 ‘#백지혁명’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리자 해외에서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경제 침체와 취업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의 분노가 통제에 대한 반감과 함께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기야 시진핑과 공산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민주화 요구를 탱크로 짓밟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불과 한 달 전 시진핑 국가주석은 3연임을 확정하고 영구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톈안먼 시위의 주역 왕단은 공산당이 백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3년 전의 민주화 요구가 백지 시위를 통해 실현될지 관심이다.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인민들의 촛불 앞에 섰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
침묵시위가 대표적인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이 보여줬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에 앞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침묵시위에 나선 것이다. 선수들은 이란 정부의 협박에 25일 웨일스와의 조별 예선 2차선에선 국가를 제창했지만 입만 뻥긋하는 수준이었다.
2030 세대들이 인스타그램에 ‘#백지혁명’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리자 해외에서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경제 침체와 취업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의 분노가 통제에 대한 반감과 함께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기야 시진핑과 공산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민주화 요구를 탱크로 짓밟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불과 한 달 전 시진핑 국가주석은 3연임을 확정하고 영구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톈안먼 시위의 주역 왕단은 공산당이 백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3년 전의 민주화 요구가 백지 시위를 통해 실현될지 관심이다.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인민들의 촛불 앞에 섰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