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논란 -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2년 11월 16일(수) 01:00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 반환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이를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하자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가 “사료비 250만 원이 아까워 파양하는 것이냐”며 ‘좀스럽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팩트가 잘못됐다. 곰이와 송강이는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개인 자격이 아니라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만큼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에 속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풍산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리 정상 간에 받았다 해도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맞지 않나”고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은 문 전 대통령 비서실과 협약을 맺고 문 전 대통령 측에 위탁 관리를 맡겼다. 위탁 관리가 모법인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인지라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는데 법제처가 근거가 없다며 브레이크를 걸었다. 법제처는 대신 “대통령기록물의 사육은 개인이 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계속되자 문 전 대통령은 위법 상태를 들어 풍산개 반환을 결정한 것이다.

급기야 대통령기록관이 곰이와 송강이를 맡아 기를 기관을 물색하고 나섰는데 광주 우치동물원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곰이와 송강이 새끼 여섯 마리를 분양받았던 자치단체 네 곳에 부모 견도 맡을 수 있는지 물었는데 광주만 사육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우치동물원은 2019년 8월부터 곰이와 송강이 새끼인 ‘별’을 분양받아 키우고 있다. 성사되면 별과 부모 견이 3년 만에 상봉하게 된다. 곰이와 송강이가 우치동물원에 오더라도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치동물원 측은 행정안전부가 최종 결정하면 사육 공간을 조성해 특별 관리할 방침이다. 다만 적응 기간이 지나더라도 일반인 관람은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정치적 갈등의 대상이 된 풍산개가 광주에 와서 화합의 상징이 됐으면 좋겠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img.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img.kwangju.co.kr/article.php?aid=1668528000745626087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11일 14:4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