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용사 조문종, 70년만에 호국영웅으로 재탄생
순천 출신 육탄 특공대원…6·25 때 전차 11대 파괴 등 혁혁한 전과
19세에 전사…자료 미비·정부 무관심에 잊혀졌다 국가유공자 지정
2022년 09월 07일(수) 17:50
순천 출신 특공대원들이 북한군 전차를 격파 후 찍은 기념 사진, 앞줄 맨 오른쪽이 조달진 용사, 두번째 줄 오른쪽이 조문종 용사.
6·25 전쟁 참전 용사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도 이제껏 무명용사로 묻혀져 온 순천 출신 육탄 특공대원 조문종 용사가 70여년만에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호국영웅으로 재탄생했다.

순천시 주암면 출생인 고(故) 조문종 용사는 1949년 8월 같은 면에 사는 조달진(1928년 생)과 18세의 어린 나이로 자원 입대했다. 6·25 전쟁에 제6사단 19연대 3대대 소속으로 참전한 조문종 일병은 그해 6월 28일 홍천 말고개 방면으로 진격해 오는 북한군 전차(자주포)를 격파하기 위해 육탄특공대장 조달진 일병이 지휘하는 11명으로 구성 된 특공대에 지원해 박격포탄과 수류탄, 화염병 등을 이용해 적 전차 11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세워 조달진과 함께 병장으로 2계급 특진했다.

또 같은 해 8월 7명의 육탄 용사로 문경지구 전투에서 적 전차를 격파하는 전공을 세웠으나 조문종은 애석하게도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와 같은 혁혁한 전공은 당시 전쟁 중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자료 미비와 무관심, 19세의 어린 나이로 전사한 데 따른 유족의 정보 부재 등으로 70여년 동안 무명용사로 묻혀 왔다.

하지만 잊혀져 가던 조문종 용사의 유공은 호국영웅 조달진 소위 추모위원회 안경 회장과 조 용사의 유일한 유족인 조카 조순명(84·순천시 주암면·형의 아들) 씨의 사위 한영태(61) 씨 등의 각고의 노력 끝에 전공 사실 확인과 국가유공자 지정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이들은 ‘1950년 7월 23일 경상북도 문경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기록된 조문종 이등상사의 제적부와 보병제19연대 발행의 육탄전사 조문종 등의 기록과 홍천 말고개 전투 후 미군 종군기자가 촬영한 사진 등도 수집했다. 또 안 회장과 한씨, 지역예비군대장 등은 전남동부지역 보훈처의 도움을 받아 현충원과 육군본부 등을 방문해 올해 초 육군본부에서 군번을 찾아냈으며 이를 통해 병적기록부도 갱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청와대를 비롯해 국방부 등 정부 관계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 지난 3월 28일 마침내 국가유공자 지정을 끌어냈다.

이와 함께 화랑무공훈장 수여와 실질적 명예, 전공을 회복시켜 줄 것을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에 요청해 오는 10월 국회 국방위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안경 회장은 “지역 국회의원과 정부 기관, 언론계 등의 관심으로 긍정적 답변을 받아 심사 통과를 확신한다”며 “훈장이 수여되면 성대한 수여식을 가질 방침이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 한영태 씨는 “이제야 그간의 고생과 한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며 “훈장 수여 등이 이뤄져 지역사회와 학생들에게 조국을 위해 산화한 그분의 애국심과 충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gn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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