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았던 준중형 SUV 덩치 키우고 인기몰이
기아 ‘신형 스포티지’ 선봉
전기차 EV6·현대차 투싼 등
3분기 4.9만대…전 차급 판매 1위
커진 공간·저렴한 가격 인기
2021년 10월 25일(월) 22:00
광주에서 생산되는 기아 신형 스포티지.<기아 제공>
덩치를 키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광주에서 생산되는 기아의 신형 스포티지가 ‘준중형 SUV 군단’ 선봉에 서며 자동차 시장을 휘젓고 있고, 전기차 EV6와 현대자동차의 투싼이 뒤를 이어 거침없이 질주하는 분위기다.

25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지난 7∼9월) 국내 완성차 업계 5개사의 판매 실적을 종합한 결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준중형 SUV는 총 4만9495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같은 기간 총 2만5356대가가 팔렸던 것과 비교해 2배 상당 증가한 것은 물론, 각 차급 판매 실적에서 1위를 차지한 수치다.

앞서 한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로 여겨졌던 중형 SUV는 지난해 3분기 5만2970대가 팔린 것과 달리 올 3분기 4만3346대로 18.17%(9624대) 감소해 차급 판매 실적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2만8226대가 팔린 중형 승용이었다.

기아 신형 스포티지.<기아 제공>
이처럼 준중형 SUV가 ‘강자’로 군림했던 중형 SUV를 꺾고 최고 인기 차급으로 급부상 한 것은 최근 업계가 준중형 SUV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신차 효과’를 본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7월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의 경우 올 3분기 1만4036대(내연기관 1만1641대·하이브리드 2422대)나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구형 스포티지 판매량 4007대보다 무려 250.3%나 급증했다. 동급 차량인 현대차의 투싼도 9886대가 팔리면서 전년 대비 판매량이 78.3% 늘었다.

여기에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 EV6가 지난 8월 출시된 이후 4564대가 팔렸고, 앞서 4월 출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 5도 9767대나 팔리는 등 준중형 SUV 차급의 전기차가 많이 팔린 것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준중형 SUV가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SUV를 따돌리고 급부상한 것은 차제가 커진 게 주효했다. 중형 SUV만큼 차체가 커지면서 크기에 별 차이가 없고 대신 가격은 더 저렴한 준중형 SUV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신형 투싼.<현대차 제공>
신형 스포티지의 경우 전장(차체 길이)이 4660㎜로 이전 모델(4485㎜)보다 175㎜ 길어졌고,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축거(앞뒤 바퀴 간 거리)는 2755㎜로 85㎜ 늘었다. 현대차의 대표적 중형 SUV 모델인 싼타페(전장 4785㎜, 축거 276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또 엔진을 위한 공간이 필요 없는 전용전기차를 살펴보면 아이오닉 5와 EV6의 축거가 각각 3000㎜, 2900㎜로 중형 SUV를 넘어섰으며, 현대차의 대형 SUV 모델인 팰리세이드의 축거(2900㎜)를 뛰어넘기도 한다. 실내 공간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차박 수요가 높아지고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SUV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크기에서 큰 차이가 없는 대신 중형보다 비교적 저렴한 준중형 SUV를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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