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 무서워” 다주택자 ‘버티기’ 들어갔다
다음달 양도세·보유세 인상
5월 매물 3727건 감소세
열흘 만에 4.5% 줄어
대선 이슈·개발 호재 등
집값 상승 기대감 반영
2021년 05월 11일(화) 17:25
광주 아파트 매물이 이달부터 갑작스레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 상당수가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광주일보 자료사진>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이 대폭 커지는 6월1일을 앞두고 연초부터 쏟아져나오던 아파트 매물이 이달부터 갑작스레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 상당수가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 증가로 올해 초 증가세를 보였던 아파트 매물이 이달부터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 매물은 3727건으로 10일 전(3902건)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도 동구가 340건으로 10일 전(417건)보다 무려 18.5%나 감소했고, 광산구도 989건에서 941건으로 4.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서구 -2.6%(781건→761건), 북구 -1.9%(798건→783건), 남구 -1.7%(917건→902건) 등 광주 5개 자치구 모두 아파트 매물이 줄었다.

오는 6월1일 보유세 기산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둔 시점에서, 이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계약이 이뤄지기 어려워보이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광주의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1월1일 기준) 2622건에서 한달 뒤 3238건으로 급증하는 등 2월부터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3월 3640건에서 4월 3919건 등 연초에 비해 매물이 50% 상당 늘어나면서 5000건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였다.

<자료:아실>
세금 부담이 증가하기 전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쌓인 것이다. 여기에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인 광주에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현재보다 10%포인트 올라가 매물 증가를 부추기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 대선 이슈가 부각되면 개발 호재 발표와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어 아파트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 개발 등 호재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당장 세금을 피하기 어렵다면,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연초 매물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시세 수준의 호가를 고수하는 등 가격은 내리지 않아 거래 절벽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3251건에서 1월 1835건, 2월 1860건, 3월 2400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있지만 4월은 전월보다 더 줄어든 1716건을 기록 중이다.

반면 매매가격 지수는 지난해 12월 102.30→올해 1월 103.10→2월 104.00→3월 104.80→4월 105.60 등 오히려 상승했다.

광주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을 팔겠다는 매도자도 가격은 내리지 않고 호가를 고수하는 반면, 집을 사려는 매수자도 급매물 등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만 찾으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며 “다주택자들의 이른바 절세 매물이 이제 들어갈 시점이 됐고, 6월부터는 절세 매물 자체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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