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에 미래 메시지 담다
광주신세계갤러리, 10월 6일까지 이매리 ‘시 배달’전
![]() ‘시 배달’ |
이매리 작가의 탯자리는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다. 유년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곳은 천년의 역사를 안고 있는 고찰 ‘월남사’가 소실된 자리에 형성됐던 마을로 사찰 터 발굴 조사가 이뤄진 공간이기도 하다.
발굴이 시작되기 직전부터 작가는 월남사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 시간의 축적을 기억하고, 문명의 이면을 탐구하는 발굴의 현장은 그에게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준 소재였고,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광주신세계갤러리가 역사 문명의 흔적을 통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매리의 ‘시 배달 Poetry Delivery’전 을 오는 10월 6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에는 2015년부터 작업한 ‘시 배달’, ‘지층의 시간’, ‘캔토스의 공간’ 등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시리즈 작품 30여점이 나왔다.
작가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남기고, 그 위에 경전(經典)이나 시(時)의 내용을 금분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간다.
‘시 배달’ 연작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발굴 현장의 지층처럼 쌓여진 삶의 역사를 한 층, 한 층 파헤쳐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혀졌던 과거의 흔적은 지상 위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금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글자는 작품에 색다른 이미지를 더한다. 그가 작품 속에 인용하는 시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서사시 중 일부로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And(그리고)’라는 단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삶의 연속을 나타낸다.
‘시 배달’ 연작의 영상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은 각 나라의 민족시를 낭송한다. 강진과 광주, 뉴욕에서 만난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은 비록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각국의 시 안에 스며있는 감정은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우리들에게 자연스레 전달된다.
그밖에 ‘캔토스의 공간’은 신비한 공간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며 ‘지층의 시간’ 연작 역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목포대 미술학과를 거쳐 조선대 대학원 미술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한 이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발굴이 시작되기 직전부터 작가는 월남사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 시간의 축적을 기억하고, 문명의 이면을 탐구하는 발굴의 현장은 그에게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준 소재였고,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가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남기고, 그 위에 경전(經典)이나 시(時)의 내용을 금분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간다.
‘시 배달’ 연작의 영상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은 각 나라의 민족시를 낭송한다. 강진과 광주, 뉴욕에서 만난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은 비록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각국의 시 안에 스며있는 감정은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우리들에게 자연스레 전달된다.
그밖에 ‘캔토스의 공간’은 신비한 공간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며 ‘지층의 시간’ 연작 역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목포대 미술학과를 거쳐 조선대 대학원 미술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한 이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