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 발전’ 보다 큰 그림이 필요하다
2020년 07월 28일(화) 00:00
다시 국가균형발전이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와 여당이 행정수도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추진하면서다. 하지만 행정수도는 충청권을 제2의 수도권으로 만들고, 공공기관 이전 역시 그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우려가 많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행정중심 복합도시(세종시) 조성과 공공기관 이전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둔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10여 년 동안 관련 정책이 중단되면서 수도권 집중과 충청권 비대, 호남권 침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각종 지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엊그제 발표한 ‘2015년 지역산업 연관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산업 산출액에서 수도권은 46.8%를 차지했다. 이어 동남권(부산·울산·경남) 18.0%,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12.8%였고 호남권은 9.8%에 불과했다. 통계청의 인구 이동 분석에서도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유출된 인구는 1만 명이었지만, 2016년부터 4년간은 6만 명에 달했다. 반면 충청권은 꾸준히 인구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입법부의 세종시 이전은 충청권을 다른 지역의 인구와 자본을 끌어당기는 ‘블랙홀’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처럼 수도권과 영남권에 이어 충청권까지 비대해지면 호남권에만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국토 전반의 불균형 정도를 파악해 국가의 자원과 인재를 고루 분산하고 각 지역이 조화로운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소멸 위기에 처한 낙후된 지역에 공공기관과 연구 시설을 우선 배정하고 국가 보조금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한국판 뉴딜’ 역시 도로·항만·공항 등 기반 시설이 열악한 지역을 집중 지원하는 등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의 가장 큰 원인이 교육과 일자리 문제인 만큼, 주요 대학과 대기업의 지방 분산도 적극 검토하는 등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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