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제대로 챙기는 영광군…보편적 복지란 이런 것
농어촌버스 탑승 도우미 운영
노인·장애인 안전하게 승·하차
섬지역 주민 교통편의 증진
1000원 여객선 운항 시작
100원 택시·장애인 콜택시 등
군민 행복 위해 구석구석 복지
2020년 06월 17일(수) 00:00
영광군 농어촌버스 탑승 관리원이 어르신의 버스 하차를 돕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 4월 농어촌버스 탑승관리원 제도를 도입해 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돕고 있다. 이는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의 버스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영광버스터미널은 파란 조끼를 입은 2명의 30대 청년에 의해 지휘되고 있다.

‘영광군 탑승관리원’이 새겨진 조끼에 작업 장갑을 착용한 이들은 버스가 승강장에 도착할 때마다 버스 행선지를 외치며 어르신들의 승차를 돕고 있다.



영광군 농어촌버스 탑승 관리원이 버스에서 짐을 내려주고 있다.
터미널 안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어르신들이 일제히 몰려들며 혼잡해질 듯 하다가도 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며 질서 정연한 줄서기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경이롭다.

이들은 영광군이 올해 신규 시책으로 교통약자들의 교통환경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광군 농어촌버스 탑승관리원 운영 사업’에 따라 채용된 청년이다. 2명의 탑승관리원은 버스 이용객이 많은 장날을 비롯해 평일과 주말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근무한다.

이들은 어르신·장애인 등 버스 이용이 어려운 교통약자가 버스를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버스노선을 안내해주며 어르신들의 짐을 들어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말동무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버스 시간에 따라 새롭게 밀려드는 어르신들로 다시 대합실은 가득 찼고, 탑승관리원과 어르신들은 서로 행선지를 묻고 답변하는 사이에서 미소가 오갔다. 과거 불안한 눈빛으로 대합실 밖을 바라보거나 꺼질 듯 땅을 향했던 시선도 탑승관리원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며 이전보다 여유롭게 터미널을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탑승관리원 박모 씨는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다. 터미널이 신축 이전하며 많은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 적극적인 자세로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끔 귀가 어두운 고령의 어르신을 도울 때는 큰소리로 불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르신들의 안전이 우선인 만큼 큰소리가 필요할 때는 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이용객들은 “탑승관리원들이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 큰 소리로 알려줘 잘 안 들리고 글 못 읽는 사람들도 편하게 버스를 탈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광군은 지난 1일부터 섬지역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1000원 여객선’ 운항을 시행하고 있다.
영광군은 또 섬지역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해광운수와 1000원 여객선 운항 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난 1일부터 ‘1000원 여객선’ 운항을 시작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섬주민민들은 낙월도 3300원, 송이도 4800원, 안마도 5000원씩 부담했던 여객 운임을 운행거리에 상관없이 여객선사에 1000원만 내면 된다.

영광군은 그동안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던 100원 택시와 같이 섬주민 교통약자에게도 보편적 해상교통 복지 실현을 위해 국·도비 증액 요청, 1000원 여객선 운영 조례 제정 등을 적극 추진했다.

이 여객선을 이용하는 영광 섬지역 주민은 낙월도와 송이·안마도 주민 408가구 590명 정도로 조사됐으며 1000원에 섬과 육지를 오가는 이 여객선은 만만치 않은 해상교통비를 부담하던 섬 주민들에게 단비가 되고 있다.

영광군과 ㈜해광운수는 섬 주민 1000원 여객선 운항 협약을 체결했다.
여객선을 이용하는 주민 김모 씨는 “섬 주민으로서 자유롭게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여객선 이용료가 부담이었다”며 “이번에 1000원에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더욱 애용할 것 같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영광군은 군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민의 교통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어촌 버스 단일요금제’를 시책으로 추진했다. 기존에 일반 1300원, 중·고교생 1000원, 초등학생 650원이었던 버스요금을 일반 1000원, 초·중·고 학생 500원으로 단일화해 많은 군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아울러,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있는 군민들의 이동권 확보와 차별화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군민 행복 100원 택시’와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콜택시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매년 차량 구입을 지원·운영하는 등 확대하고 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버스이용객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버스를 쉽게 찾아 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도입한 탑승관리원 제도와 섬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도입한 1000원 여객선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군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보편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광=이종윤 기자 jy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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