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은 향토은행이다
최 재 호
경제부장
경제부장
지구촌 축제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끝났다. 태극 마크를 단 우리 선수들은 폭염 속에 신음하던 국민에게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계 각국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각본 없는 드라마에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 가며 호흡을 같이 했다. 그 가운데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찬사와 비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4강 길목에서 탈락한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애증이 교차했다. 그에 대한 댓글을 보면 관심의 대상이나 팀의 에이스는 결과에 따른 비난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믿음과 사랑이 큰 만큼 실망과 미움도 크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은행의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역 은행이 있는 다섯 곳(부산,경남,대구, 전북)의 시금고는 당연히 향토은행의 몫이었다. 그런데 지난 47년간 광주은행이 당연히 맡아 오던 광주시 금고 유치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50년 가까이 향토은행이었지만 이제 ‘광주은행이 향토은행 맞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러한 물음에는 손흥민에게 쏟아지는 비난처럼 몇 가지 서운함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광주은행이 적자·중복 점포 23개를 통폐합하고 15개 점포를 2층으로 이전한 데 따른 시민 불편이다. 또 시중은행과 여타 다른 지방은행보다 중소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약간 높다는 점이다. 전년 대비 사회공헌활동 비용이 감소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서운함의 밑바탕에는 시도민들의 광주은행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향토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이라고 여겼다면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이러한 불만이 나올 리 없겠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권은 초저금리에 따른 마진 압박에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무인점포 등장 등으로 격변에 직면하고 있다.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시중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은행으로서는 지역적·규모적 한계를 벗어나 ‘비대면·탈(脫) 지방화’, 영업망 다변화등 경영 악화에 선제 대비하지 않으면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광주은행의 점포 통폐합과 2층 이전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따른 ‘생존 대응’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번에 사실상 점포가 2개 늘어난 것도 집중과 효율을 따진 것인데 수도권 23개 점포와 어르신 전용 점포 2개를 신설했다. 김한 행장은 적자·중복 점포를 축소하는 대신 지방은행이 도전하기 힘든 수도권 점포 23개를 신설해 소위 밖에서 벌어 안에서 쓸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밝힌다.
광주은행은 또 2014년 하반기 민영화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6월말 현재 8조8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렸다. 이는 전체 지방은행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방은행 평균 2.9%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특히 호남의 경제 규모는 영남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1차산업(농어촌 관련업종)비율이 높은 데다 산업 간의 연관효과가 높은 제조업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임직원들의 노력의 성과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금리의 차이에 대해 제조업이 적은 이 지역의 특성 때문이라는 단서가 붙겠지만 이 같은 지적마저도 광주은행으로서는 감내해야 한다. 향토은행이기 때문이다. 이익 창출을 통해 하루빨리 취약한 금리마저도 시도민들의 요구에 맞도록 조절하는 것 역시 광주은행이 해야 할 몫이다.
광주은행은 U대회, 광주비엔날레, 여수엑스포 등 굵직한 지역 개최 국제행사 공식 후원과 90% 이상 지역인재를 채용하며 향토은행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이는 향토은행이라는 자긍심과 의지가 없이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고 있는데 이를 여타 지방은행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방은행이 한 군데도 없는 충청권은 금융권 취업에서 지방은행이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과거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충청은행이 있었지만 하나은행에 흡수되면서 충청권엔 지방은행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경남과 대구은행은 광주은행보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 금액은 많지만 비율을 따지면 광주은행의 사회공헌활동 비용이 훨씬 많은 셈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사회공헌 활동금액이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고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역도단 해체에 따른 비용 감소가 가장 큰 이유였고, 올해 다시 남자배드민턴 팀을 창단하는 등 곧바로 이를 바로잡지만 다시는 사회활동 공헌금액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사전적 의미는 이익을 목적으로 생산, 판매, 금융, 서비스 따위의 사업을 하는 생산 경제의 단위체다. 광주은행도 기업이고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이라는 왕관을 쓰는 순간 단순 기업이 아니다. “왕관의 무게를 버티는 자만이 왕관을 쓸 수 있다”는 말처럼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 시도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아픈 지적들마저 겸허히 수용하고 수도권 점포 진출처럼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이익 활동을 통해 그 이익을 시도민들에게 돌려주는 지혜를 짜 내야 할 것이다.
광주은행이 시중은행이라고 생각했으면 시도민들이 이처럼 관심을 갖고 세밀하게 지적하고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겠는가. 손흥민이기 때문에 온 국민의 관심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향토은행이라는 왕관을 쓰는 순간 광주은행도 손흥민처럼 비난의 아픔도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을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광주은행이 광주 전남 금융권 부동의 에이스 향토은행이기 때문이다.
/lion@kwangju.co.kr
세계 각국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각본 없는 드라마에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 가며 호흡을 같이 했다. 그 가운데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찬사와 비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4강 길목에서 탈락한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애증이 교차했다. 그에 대한 댓글을 보면 관심의 대상이나 팀의 에이스는 결과에 따른 비난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믿음과 사랑이 큰 만큼 실망과 미움도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서운함의 밑바탕에는 시도민들의 광주은행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향토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이라고 여겼다면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이러한 불만이 나올 리 없겠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권은 초저금리에 따른 마진 압박에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무인점포 등장 등으로 격변에 직면하고 있다.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시중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은행으로서는 지역적·규모적 한계를 벗어나 ‘비대면·탈(脫) 지방화’, 영업망 다변화등 경영 악화에 선제 대비하지 않으면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광주은행의 점포 통폐합과 2층 이전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따른 ‘생존 대응’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번에 사실상 점포가 2개 늘어난 것도 집중과 효율을 따진 것인데 수도권 23개 점포와 어르신 전용 점포 2개를 신설했다. 김한 행장은 적자·중복 점포를 축소하는 대신 지방은행이 도전하기 힘든 수도권 점포 23개를 신설해 소위 밖에서 벌어 안에서 쓸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밝힌다.
광주은행은 또 2014년 하반기 민영화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6월말 현재 8조8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렸다. 이는 전체 지방은행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방은행 평균 2.9%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특히 호남의 경제 규모는 영남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1차산업(농어촌 관련업종)비율이 높은 데다 산업 간의 연관효과가 높은 제조업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임직원들의 노력의 성과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금리의 차이에 대해 제조업이 적은 이 지역의 특성 때문이라는 단서가 붙겠지만 이 같은 지적마저도 광주은행으로서는 감내해야 한다. 향토은행이기 때문이다. 이익 창출을 통해 하루빨리 취약한 금리마저도 시도민들의 요구에 맞도록 조절하는 것 역시 광주은행이 해야 할 몫이다.
광주은행은 U대회, 광주비엔날레, 여수엑스포 등 굵직한 지역 개최 국제행사 공식 후원과 90% 이상 지역인재를 채용하며 향토은행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이는 향토은행이라는 자긍심과 의지가 없이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고 있는데 이를 여타 지방은행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방은행이 한 군데도 없는 충청권은 금융권 취업에서 지방은행이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과거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충청은행이 있었지만 하나은행에 흡수되면서 충청권엔 지방은행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경남과 대구은행은 광주은행보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 금액은 많지만 비율을 따지면 광주은행의 사회공헌활동 비용이 훨씬 많은 셈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사회공헌 활동금액이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고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역도단 해체에 따른 비용 감소가 가장 큰 이유였고, 올해 다시 남자배드민턴 팀을 창단하는 등 곧바로 이를 바로잡지만 다시는 사회활동 공헌금액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사전적 의미는 이익을 목적으로 생산, 판매, 금융, 서비스 따위의 사업을 하는 생산 경제의 단위체다. 광주은행도 기업이고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이라는 왕관을 쓰는 순간 단순 기업이 아니다. “왕관의 무게를 버티는 자만이 왕관을 쓸 수 있다”는 말처럼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 시도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아픈 지적들마저 겸허히 수용하고 수도권 점포 진출처럼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이익 활동을 통해 그 이익을 시도민들에게 돌려주는 지혜를 짜 내야 할 것이다.
광주은행이 시중은행이라고 생각했으면 시도민들이 이처럼 관심을 갖고 세밀하게 지적하고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겠는가. 손흥민이기 때문에 온 국민의 관심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향토은행이라는 왕관을 쓰는 순간 광주은행도 손흥민처럼 비난의 아픔도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을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광주은행이 광주 전남 금융권 부동의 에이스 향토은행이기 때문이다.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