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성공 개최를 바라며
최 재 호
사회체육부장
2015년 06월 10일(수) 00:00
“시집갈 날 등창 난다”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관하는 세계 대학생들의 올림픽인 제28회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대회 성공 개최에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이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는 호남에서 첫 번째로 개최되는 국제 종합스포츠 대회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3년 대구 대회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다.

우리는 이번 대회 성공 개최를 통해 광주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한편 광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개막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와 모든 시스템을 대회 경기에 맞춰 실전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시점에서 메르스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거대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서울·경기 지역에 국한되나 싶었지만 전북 순창에서 70대 여성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메르스가 남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근 담양과 광주 등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고 U대회 조직위원회와 광주시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엔 행사 개최를 우려하는 글이 수천 건씩 올라오고 있다. 일부에선 행사 전면 취소를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행사가 치러지더라도 흥행이 일지 않아 유명무실한 대회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들도 만만찮다. 북한응원단 참가 등 몇 안 되는 흥행카드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메르스까지 확산되면서 조직위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아직까지 광주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번 주를 고비로 메르스가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단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대회를 치르는 데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광주시와 조직위도 사스나 신종플루 등 국내외적인 큰 파문이 일었던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나 2009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회 등이 성공 개최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메르스 파장이 대회 운영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3일∼14일까지 광주시와 전남·북 일원에서 12일간의 열전을 치르게 된다. 지난 1997년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에는 전 세계 150여 개국 1만3000여 명의 대학 스포츠선수들이 참가하는 ‘젊음의 축제’다.

2015 광주하계 유니버시아드는 총 21개 종목에서 272개의 금메달을 놓고 내년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미래의 스타들이 각축을 펼친다. 한국은 21개 전 종목에 역대 최대 규모인 525명(선수 387명, 경기 임원 98명, 본부 임원 40명)을 파견해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참가 자격은 17세∼28세 사이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며 전년도 졸업생까지 유효하다.

광주시는 대학생들의 스포츠 대축제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첫 도전에 나서 실패한 뒤 이듬해인 2009년 FISU 총회에서 캐나다 에드몬턴과 대만 타이베이를 따돌리고 개최권을 획득했다. 어렵게 대회를 유치한 만큼 광주는 이번 대회를 평화 속에 문화가 넘쳐흐르며, 친환경 첨단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EPIC대회로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Eco), 평화(Peace), 기술(IT) 문화(Culture)를 조합한 EPIC은 이번 대회의 4대 컨셉이며 유니버시아드를 위한 광주만의 특별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구촌에서 온 스포츠 꿈나무들에게 호남의 문화 역량을 보여주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이면서 전통문화유산이 풍부한 문화자원을 토대로 스포츠 이벤트 이상의 신화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D-23. 메르스를 가볍게 취급해서도 안 되겠지만 마찬가지로 너무 과민한 반응 역시 자제해야 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라 했다. 사람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노력해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현미경의 눈으로 대회 운영의 A부터 Z까지 점검하고, 메르스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광주시와 조직위는 물론 시민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겸허히 기다려야 할 것이다.

/li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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