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성특구에 음주운전·폭언·비리 인물 무혈입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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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성특구에 음주운전·폭언·비리 인물 무혈입성하나
민주당 광주시당, 남·서·북·광산구 네 곳 ‘여성전략 선거구’ 지정
물의 정치인 재기 무대 변질…광주여성회 “검증 시스템 강화해야”
2026년 03월 11일(수) 20:30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여성의 정치 참여 등을 명분으로 내건 ‘여성전략 선거구(여성특구)’ 제도가 각종 비위나 막말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사들의 재기 무대로 변질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오는 6·3 지방선거를 겨냥해 남구, 서구, 북구, 광산구 등 특정 선거구 네 곳을 여성 후보만 공천을 놓고 다툴 수 있는 여성특구로 지정했다.

이 제도는 진입 장벽이 높은 정치권에 여성의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됐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현직 정치인들이 사실상 공천 티켓을 거머쥘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여성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당헌·당규에 명시된 여성 의무 공천 비율을 채우기 위한 특구 지정이 자질 없는 후보들의 피난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음주운전을 숨기거나 욕설 파문, 부패 의혹 등 지역 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인물들이 단수 후보로 무혈입성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회적 다양성을 꾀하려는 할당제의 근본정신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적격자를 철저히 걸러내겠다는 당의 공천 원칙을 되새겨, 특정인을 위한 특혜성 방패막이나 낙하산 논란이 일지 않도록 검증 잣대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특구로 묶인 선거구들의 면면을 보면 논란의 불씨가 다분하다.

광산구에 공천 신청을 마친 A 전 시의원은 지난 2021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2년 가까이 덮어두다 들통나 당직 정지 6개월의 철퇴를 맞은 전력이 있다.

자숙 차원에서 지난 선거를 건너뛰었던 그가 이번 여성특구를 통해 단독 응모에 나서면서 시의회 복귀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서구 선거구 역시 B 구의원이 단독으로 신청서를 냈다. 그는 2024년 구청 예산 심사 과정이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징계 도마에 오른 인물이다.

더욱이 시당이 해당 지역구를 여성특구로 지정하는 회의에 직접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사실이 드러나 ‘셀프 지정’에 따른 이해충돌 비판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지역이 특구로 묶이면서 현역 청년 정치인인 이명노 시의원은 재선 도전의 기회조차 잃게 돼, 합당한 이유 없는 특구 지정은 부당한 공천 배제라는 거센 반발을 낳았다.

남구 선거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역 C 시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시의회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과거 초선 시절 본인 소유의 디자인 회사와 시 산하기관 간 부적절한 수의계약으로 시의회 윤리특위의 경고를 받았고, 재선 이후엔 배우자 업체가 광주시 옥외광고 사업을 편법으로 수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C 시의원은 이번 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정밀심사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여성 정치 신인 발굴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과거 흠결을 지닌 인사들의 재도전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 민주당 광주시당 측은 아직 공천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당 관계자는 “단독 신청 지역인 서구3과 광산구5 선거구에 대해 최근까지 추가 접수를 받았으나 지원자가 없어 재차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인 공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반 절차를 차분히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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