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걸’의 도전 “마구간 스테이 곧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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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걸’의 도전 “마구간 스테이 곧 출발합니다”
전북 정읍시 ‘웨스턴 스프링스’ 권가빈씨
‘경영난 허덕’ 아버지 목장에 학업 중단하고 뛰어 들어
카페·펜션 운영·유튜브로 부활…이경규 채널에도 소개
2026년 02월 22일(일) 19:25
말 목장 ‘웨스턴스프링스’의 경영난 극복에 나선 권가빈씨가 22일 자신이 키우고 있는 말과 함께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화학을 전공한 평범한 대학생 권가빈(28·여)씨는 ‘말 목장 살리기 대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5년 전 ‘카우걸’로 변신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전북 정읍시 송산동의 말 목장 ‘웨스턴 스프링스’에서 1만 평 부지를 관리하고 있는 권 씨는 이곳에서 숙식하며 말 양육을 비롯해 말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권 씨가 학업을 중단하고 정읍으로 향한 이유는 말 목장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로 말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거의 없었어요. 그 상태에서 사료값 등 유지비를 감당하려다보니 10억이었던 빚에 이자가 붙어 20억으로 불어났습니다. 막막했지만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방학이 되자마자 무작정 목장으로 달려왔죠.”

상황은 심각했다. 이자를 내지 못해 목장이 경매에 부쳐졌고 전기 요금이 체납돼 한국전력 직원이 방문할 정도였다. 권씨의 아버지는 차량 담보 대출로 빚을 돌려막으며 버티고 있었다.

위기의 목장은 ‘젊은 피’ 권씨의 손길이 닿으며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 말 판매와 승마 체험에 의존하던 수익 구조를 카페와 펜션 운영으로 다각화했다.

권 씨는 “과거 레스토랑이었던 건물을 개조해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역참’ 컨셉의 카페를 열었다”며 “목적지를 향해 가던 이들이 잠시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3명에 불과했던 체험객은 평일 3팀 이상 주말에는 30팀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한번도 가득 찬 적 없던 주차장은 체험객들의 차량으로 붐볐고 목장은 승마 체험하는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최근에는 목장을 방문한 개그맨 이경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갓경규’에 승마 체험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권 씨가 홍보를 위해 시작한 유튜브 채널도 1년 만에 구독자 1만 2000여 명을 확보하며 자리를 잡았다.

권씨는 현재 템플스테이에서 착안한 ‘마구간 스테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마구간에서 숙박하며 말 씻기기와 청소 등 촌캉스 형식의 체험을 하고 저녁에는 캠프파이어를 즐기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권 씨는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 “무엇이든 일단 시작해볼 것”을 강조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못 할 정도로 과정이 고됐고 아버지와의 갈등, 카페 운영 정체기 등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어요. 그때마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고 이것저것 시도했어요. 언제가 해 뜰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덕분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정읍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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