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물갈이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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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물갈이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6년 02월 11일(수) 00:20
기생충에 감염된 관상어를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어류 기생충은 아가미와 눈 주변에 서식하면서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한 마리가 감염이 되면 어항 속 다른 물고기에게도 연쇄적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민물에 사는 열대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금이 필요하고, 짠물에 사는 해수어는 반대로 민물에서 치료를 한다. 기생충에 감염된 민물고기를 소금을 푼 물에 일정 시간 담궈두면 기생충이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반대로 해수어는 민물에 담그면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다.

야생에서 잡은 물고기를 어항에서 키우기 전 기생충을 먼저 박멸해야 한다. 이 때도 민물과 짠물을 번갈아 이용하면 된다. 기생충도 숙주가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기 때문에 민물과 짠물에 길들여진다. 익숙하지 않은 물 속에서 버티는 시간이 숙주보다 기생충이 짧기 때문에 ‘환경 변화’를 이용해 기생충을 제거한다.

정당 정치에도 환경 변화가 빈번한데 정권 쟁탈전을 통한 ‘여야’(與野)의 공수 교대가 대표적이다. 정권을 창출한 정당은 예산과 정책 등 다양한 권한을 손에 쥐고 여당으로서 기득권을 행사하지만 정권을 내주면 집이 없이 ‘들판’으로 내몰려 야당이 된다. 여야의 위치 변동은 정당 운영에도 큰 변화를 준다. 여야 교체기에 당을 개혁하면서 ‘건강한 정당’을 만들기도 한다. 젊은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당 안팎의 쓴소리를 수용하면서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 비전을 내놓기도 한다.

해수어와 담수어가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기생충을 박멸하듯 정당도 여야를 오가며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여야는 정치 변화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과 2차특검 후보자 추천 과정에 정권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국민의힘도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사태 속에서 전 정권과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낯선 환경’에 온몸을 던지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정당의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야가 먼저 알아야 할 시점이 됐다.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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