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치’…광주 고용시장 ‘찬바람’
청년 구직자 절반이 ‘공공기관’ 선호…제조업 등 산업현장 ‘구인난’
“월급 300만원 받아야” vs “현실은 200만원대”… 눈높이 차이 여전
2025 광주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월급 300만원 받아야” vs “현실은 200만원대”… 눈높이 차이 여전
2025 광주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시민이 바라는 ‘일자리’와 지역 산업 현장이 제공하는 ‘현실적인 일자리’ 사이의 간극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여전히 좁은 공무원 취업 문만 바라보고 있고, 중소기업과 제조업 현장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광주시가 최근 내놓은 ‘2025 광주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결과다. 조사는 광주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 4905가구를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면접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임금 노동자들이 느끼는 ‘월급 수준’에 대한 갈증이었다.
직장 생활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 ‘임금 및 소득’ 분야 점수는 5점 만점에 3.2점에 머물렀다.
노동자들이 현재 손에 쥐는 월급 봉투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방증이다.
임금 노동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바라는 월평균 임금은 약 298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현재 임금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 분포를 보면 200만~300만원 미만 구간이 36.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00만~400만원 미만은 26.9%에 그쳤다.
구직자들은 최소 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원하지만, 지역 기업 상당수는 200만원대 임금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구직 과정에서 일자리를 제안받고도 거절한 주된 이유로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지 않아서’(38.3%)가 1위를 차지했다.
청년층의 공공부문 쏠림 현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취업을 희망하는 19~34세 청년층 가운데 32.8%가 국가·지방자치단체, 즉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취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지역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은 14.1%에 불과했다.
공기업(12.5%)까지 합하면 청년 구직자의 절반 가까이가 공공 영역 진입을 희망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실제 청년층 미취업자의 29.1%가 ‘취업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이나 도서관 등에 다녔다’고 답해, 타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좁은 취업 문을 뚫기 위해 수년씩 ‘고시 낭인’ 생활을 자처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쉬었음’ 상태로 머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산업 구조도 여전히 제조업(13.9%)과 도소매업(12.0%) 등 전통업종 위주여서 청년이 선호하는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나 ‘정보통신업’ 등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자리 불일치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사무 종사자’(31.5%)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원(5.0%)이나 기계 조작직(2.5%)을 희망하는 비율은 바닥권이었다.
제조업 현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청년들을 현장으로 유인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임금 근로자 중 7.7%는 현재 자신의 일자리를 ‘일시적’이라고 답했는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9~34세 청년층에서 이 비율이 12.9%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지역 청년들이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계약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일시적 일자리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63.9%는 이직을 희망하고 있어,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일자리와 희망 일자리 간 일치도 조사에서 ‘연봉 및 복리후생’ 부문 점수가 4점 만점에 2.1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시민들은 광주의 일자리가 자신들이 원하는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지역 인재의 역외 유출로 이어지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분석된다.
지역의 노동문제 전문가는 “단순히 고용률 수치를 높이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노동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실질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청년층은 여전히 좁은 공무원 취업 문만 바라보고 있고, 중소기업과 제조업 현장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광주시가 최근 내놓은 ‘2025 광주시 일자리인식실태조사’ 결과다. 조사는 광주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 4905가구를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면접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직장 생활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 ‘임금 및 소득’ 분야 점수는 5점 만점에 3.2점에 머물렀다.
노동자들이 현재 손에 쥐는 월급 봉투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방증이다.
임금 노동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바라는 월평균 임금은 약 298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구직자들은 최소 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원하지만, 지역 기업 상당수는 200만원대 임금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구직 과정에서 일자리를 제안받고도 거절한 주된 이유로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지 않아서’(38.3%)가 1위를 차지했다.
청년층의 공공부문 쏠림 현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취업을 희망하는 19~34세 청년층 가운데 32.8%가 국가·지방자치단체, 즉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취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지역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은 14.1%에 불과했다.
공기업(12.5%)까지 합하면 청년 구직자의 절반 가까이가 공공 영역 진입을 희망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실제 청년층 미취업자의 29.1%가 ‘취업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이나 도서관 등에 다녔다’고 답해, 타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좁은 취업 문을 뚫기 위해 수년씩 ‘고시 낭인’ 생활을 자처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쉬었음’ 상태로 머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산업 구조도 여전히 제조업(13.9%)과 도소매업(12.0%) 등 전통업종 위주여서 청년이 선호하는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나 ‘정보통신업’ 등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자리 불일치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사무 종사자’(31.5%)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원(5.0%)이나 기계 조작직(2.5%)을 희망하는 비율은 바닥권이었다.
제조업 현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청년들을 현장으로 유인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임금 근로자 중 7.7%는 현재 자신의 일자리를 ‘일시적’이라고 답했는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9~34세 청년층에서 이 비율이 12.9%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지역 청년들이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계약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일시적 일자리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63.9%는 이직을 희망하고 있어,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일자리와 희망 일자리 간 일치도 조사에서 ‘연봉 및 복리후생’ 부문 점수가 4점 만점에 2.1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시민들은 광주의 일자리가 자신들이 원하는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지역 인재의 역외 유출로 이어지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분석된다.
지역의 노동문제 전문가는 “단순히 고용률 수치를 높이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노동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실질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