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어서는 힘, 상생기금이 필요하다 - 문상필 전 광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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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어서는 힘, 상생기금이 필요하다 - 문상필 전 광주시의원
2025년 09월 11일(목) 00:20
요즘 우리 지역은 여러 어려움에 깊이 빠져 있다.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사업에 실패해 다시 시작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이런 문제는 더 이상 개인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지역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야 할 큰 과제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상생기금’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지방정부는 우리 지역과 가장 가까운 행정기관이다. 중앙정부가 전국 단위로 정책을 펼칠 때 지방정부는 우리 지역의 현실과 특성에 맞는 지원책을 세심하게 마련할 수 있다. 상생기금은 단순히 돈을 모아 나누는 재정 지원을 넘어서 지역 안에서 자금이 자연스럽게 돌고 서로 돕는 따뜻한 연결고리가 된다.

첫째, 지역에서 나온 돈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방정부와 지역의 기업, 주민들이 함께 조금씩 힘을 모아 만든 기금이 청년 창업과 소상공인 재기에 쓰이면 외부로 자본이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진다. 돈이 지역 안에서 계속 순환하면 지역은 더 활기차고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둘째, 상생기금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실패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누구나 도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상생기금은 그런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고 ‘실패해도 괜찮다, 함께 돕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기금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방정부가 지역 주민과 전문가, 기업인 등 다양한 이들과 함께 기금을 관리하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두가 알 수 있다. 주민들의 신뢰가 커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기금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된다.

여기에 더해, 상생기금은 단순한 재정 장치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미래 설계도’가 될 수 있다. 기금이 활성화되면 지역 청년들은 창업과 도전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지원받고 중장년층은 재취업이나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은퇴 이후에도 사회적 경제 조직이나 마을기업에 참여할 길이 열린다. 이렇게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지원 구조가 마련되면 지역사회는 ‘다시 도전하는 문화’를 품게 되고 실패의 두려움보다는 희망의 에너지가 확산될 것이다.

실제로 일본과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는 지방정부와 시민이 함께 기금을 만들어 공동체를 지켜내는 사례가 많다. 예컨대 일본의 한 지방도시는 ‘지역 상생펀드’를 조성해 청년 창업자에게 초기 자금을 빌려주고 수익이 발생하면 다시 기금으로 환수해 다음 도전자를 돕는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우리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결국, 지방정부가 앞장서 상생기금을 만드는 일은 지역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다시 활력을 되찾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청년과 소상공인이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힘을 모으는 일이다. 나아가 기금은 단순한 위기 대응 자금을 넘어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이제는 말로만 상생을 외칠 때가 아니다. 당장 눈앞의 어려움을 넘어서 앞으로 10년, 20년 뒤 지역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상생기금은 바로 그 출발점이다.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주민, 기업,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고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우리 지역은 다시 도전과 혁신의 길 위에 설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서로를 믿고 돕는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상생기금이야말로 그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우리 동네가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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