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17일 오전부터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홍수·산사태 경보가 잇따라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곳곳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와 상가가 침수된데 이어 도로·지하철 통행이 제한되는 등 도시 셧다운을 방불케하는 혼란 상황이 빚어졌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광주와 곡성에는 하룻동안 366㎜의 비가 쏟아졌다. 일 강수량은 담양 봉산면 331.5㎜, 나주시 289㎜, 함평 월야 258.5㎜, 화순 백아면 238.5㎜, 장성 204.5㎜ 등을 기록했다. 나주에서는 시간당 92㎜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강수량은 광주 남구 80㎜, 곡성 옥과 70.5㎜, 장성 65.5㎜, 함평 월야 65㎜, 구례 성삼재 57.5㎜ 등으로 나타났다.

오후 6시 기준 광주·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화순·광양·순천·무안·함평·영광·신안·흑산도,홍도에는 호우경보가, 여수·고흥·보성·장흥·강진·해남·완도·영암·목포·진도에는 호우예비특보가 발령됐다.

광주에서는 인명 구조 3건, 도로 침수 247건, 건물 침수 151건, 도로 장애 14건, 기타 122건 등 모두 440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전남에서도 인명 구조 9건, 주택 침수 157건, 도로 장애 129건 등 모두 3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북구에서는 문흥성당 앞 도로, 오치 쌍굴다리, 죽림지하차도, 하천변, 망월동 징검다리 등 차량이 통제됐다.

서구 유덕동과 서창동 경로당에서 20명이 사전대피했고 둔치주자창, 하천변산책로, 하부도로 등이 통제됐다.

하천 수위가 불어나면서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오후 5시 기준 담양군 삼지교, 광주시 극락교, 광주시 풍영정천2교에는 홍수주의보가, 광주시 용산교, 광주시 유촌교에는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같은 시각 하천 범람 우려로 건국, 석곡, 신안, 임동 인근, 소태천, 증심사천, 광주천 주민들을 대피 안내를 받았다. 장등천과 석곡천이 범람하면서 주민들이 동초등학교로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이날 광주와 전남 전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낙뢰로 인한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광주시 북구 광주공고 일대가 정전돼 학생들이 전원 조기 귀가 조처됐고, 담양 일대에도 전력공급이 끊겼다.

광주공항에서는 6편의 비행기가 결항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후 4시 14분을 기점으로 호남선 광주송정에서 목포역을 오가는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전남도에서는 오후 3시 기준 국립공원 5개소, 여객선 11항로 15척, 하상도로 6곳 등이 통제됐으며 50세대 63명이 대피했다.

비는 주말까지 이어져 오는 19일까지 최대 200㎜ 더 내릴 전망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19일까지 서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과 남쪽 해상에서 유입되는 수증기 영향으로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겠다”고 밝혔다.

18일부터 19일까지 광주·전남에는 100~200㎜가 내리고, 전남남해안과 지리산부근에는 300㎜ 이상이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8일 새벽부터 19일 오전까지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50~80㎜, 그외 광주·전남에는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