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주 여성들도 소중한 한표…“우리 아이들 더 안전한 세상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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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주 여성들도 소중한 한표…“우리 아이들 더 안전한 세상 위해”
2025년 06월 03일(화) 18:32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일인 3일, 고려인마을이 있는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투표소에는 귀화 이주 여성들의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삶을 꾸려온 이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더 안전한 사회가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필리핀 출신으로 지난 2014년 귀화한 이수진(여·48)씨는 이날 오후 광주시 광산구 월곡2동행정복지센터 1층에 마련된 ‘월곡2동제1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씨는 하남산단 내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용접일을 하고 있다. 그가 이 일을 한 지는 어느덧 12년이 넘었다.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뒤부터 홀로 딸 셋을 키워온 이 씨는 “벌써 큰딸은 26살, 둘째는 24살, 막내는 중학생 15살이다. 혹여 다치진 않을까 엄마로서 당연히 늘 걱정하게 되는 것 같다” 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항상 투표한다”고 밝혔다.

그가 용접을 배우게 된 것은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도 했는데 학원에서 일할 때는 퇴직금도 없고,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불안정하더라”며 “요즘 20대, 30대는 공장 일은 기피하고, 힘든 일은 잘 안 하려고 한다”며 “그래도 중요한 건 이 사회가 젊은 사람들에게도 일할 기회를 주고,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투표소를 찾은 또 다른 귀화 이주민 베트남 출신 김정민(여·37)씨는 어린 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한국 문화와 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던 김씨는 스무살이 되자마자 광주로 와 남부대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현재 그는 광주에서 베트남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한국이라는 이 나라가 좋아서 오게 됐는데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돼서 너무 좋다. 딸이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엄마가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걸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도, 기존 국민도 다 같이 편하게 일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내 딸이 살아갈 세상이 더 공평하고 안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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