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축제”…광주·전남 투표 독려 이벤트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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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축제”…광주·전남 투표 독려 이벤트 봇물
SNS 기발한 인증샷 물결…식당·카페·경비행기 등 할인 행사
제과점 선거빵 인기…정관스님 발우공양 통해 투표 독려 눈길
2025년 06월 01일(일) 20:07
‘사찰음식 명장’ 장성군 백양사 천진암 정관스님이 발우공양을 통해 21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지역에서 투표 문화가 일종의 축제처럼 번지고 있다.

광주·전남 곳곳의 가게에서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이색 마케팅을 하고, 시민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등 선거 열풍이 불고 있다.

사전투표일인 지난 29~30일 이후 SNS에는 광주·전남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과거 손등에 도장을 찍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만든 ‘투표 인증 종이’를 공유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투표 인증 종이는 투표와 관련된 그림이나 글귀를 인쇄하고 선거 기표 도장을 찍어 투표 인증을 하는 새로운 투표 문화다.

SNS에 올라온 투표 인증 종이는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학교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를 패러디하거나 게임 ‘포켓몬스터’를 묘사한 사례, 게임 내 캐릭터 ‘피크민’을 활용한 그림 등 각양각색이었다.

광주 지역의 한 시민은 식물 줄기가 미리 그려져 투표를 하면 꽃이 피어나게 그려진 인증 종이, PC 설치프로그램 디자인을 차용해 ‘민주주의 설치 프로그램’에 인증 도장을 찍고 SNS에 사진을 게시했다.

12·3 비상계엄부터 윤석열 파면까지 의미를 투표 인증 종이에 담은 사례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한강작가의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한 줄 성명’을 차용해 투표 인증을 하기도 했다. 해당 용지엔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라는 당시 한강 작가의 말이 쓰여있었다.

한 시민은 준비한 인증 종이를 가져오지 못해 휴대폰 화면에 띄운 후 도장을 찍은 뒤 그 모습을 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광주 지역 자영업자들은 마치 ‘수능 수험생 할인’처럼, ‘투표 인증 시 할인’ 이벤트를 잇따라 개최하고 나섰다.

장성 황룡면 한양항공은 선거 인증 사진을 제시하면 7만원이던 경비행기 체험비를 6만3000원으로 한 달간 할인한다.

화순군은 음식점 21곳과 협약을 통해 사전투표일부터 본투표 다음날인 4일까지 투표 인증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광주시 수완지구 미용실 ‘킹스맨바버샵’, 포쉬네일(신세계·하남점), 광양 쿠나카페 등도 투표 인증 시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광주 북구에선 지역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북구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연합회는 식당, 카페, 미용실 등 90여개 매장에서 본투표일에도 유권자에게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지역 제과업체들은 선거 상징을 접목한 빵을 제작해 유권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궁전제과는 지난 17일부터 둥근 빵 위에 도장을 형상화한 표식을 찍은 ‘선거빵’을 판매 중이다. 도장 모양은 ‘점 복’(卜) 자로, 표면에 설탕을 뺀 캐러멜로 장식했다. 판매 첫날부터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29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7400개에 달한다.

브레드세븐도 지난 15일부터 평일 700개, 주말 1000개 규모로 선거빵을 판매하고 있다. 총 4개 매장에서 현재까지 5만7600개를 판매했다.

베비에르 역시 매장 1곳 당 100여개씩 선거빵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대한제과협회 광주전남지회는 회원 제과점 20여 곳에서도 선거빵을 판매하고 있으며 2일까지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누리꾼이 영화 해리포터의 장면을 패러디해 제작한 투표 인증 종이(위)와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한 투표 인증 종이.
이관교 대한제과협회 광주전남지회장은 “기존 인기 제품에 선거일과 투표 도장을 상징하는 요소를 더했다”며 “이번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들의 참여를 북돋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성 백운카페도 선거 도장을 본뜬 빵 4종을 제작해 판매 중이다. 백양사 천진암 정관 스님은 발우공양에 선거 상징 장식을 더한 인증샷으로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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