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신 보릿고개’…작황 부진에 ‘한숨 고개’
연말 잦은 비에 파종 늦어지고 봄 한파에 생육 부진 ‘농민들 울상’
장흥 농가들, 대책 촉구 ‘논 갈아엎기’…영광 찰보리축제도 ‘파행’
배·멜론·양파 등도 피해…이상기후 대응 전문농법·장비 개발 시급
장흥 농가들, 대책 촉구 ‘논 갈아엎기’…영광 찰보리축제도 ‘파행’
배·멜론·양파 등도 피해…이상기후 대응 전문농법·장비 개발 시급
![]() 13일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 보리밭에서 농민이 트랙터를 몰고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은 보리밭을 갈아엎고 있다. <전남도의회 제공> |
기후 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양파·참두릅·산수유·배꽃 재배 농민들의 피해가 이어진 데다, 보리 생육 환경도 좋지 않아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하늘만 쳐다보고 농사를 짓던 ‘천수답(天水畓·빗물로만 경작하는 논)’ 시절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와 자치단체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13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장흥군 농민회는 이날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 보리재배 현장에서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은 논에서 키운 보리를 갈아 엎는 집회를 열고 정부와 전남도에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농민회는 이상기후로 인해 맥류와 사료작물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면서 농민들이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4950㎡(1500평) 논에 심은 보리를 갈아엎은 농민은 이상 기후로 피해를 입었지만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작물재해보험에 사료작물도 포함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데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농민회와 박형대 의원 등의 주장이다.
박형대 의원(진보·장흥1)은 “지난해 11월 파종해야 할 맥류와 사료작물 종자가 연이은 비로 한 달 가량 늦은 12월에야 파종, 발아율과 성장속도가 크게 떨어졌고 올해 2~3월에도 이상 한파가 이어지다보니 생육 부진으로 수확량과 소득이 모두 감소할 처지”라고 했다.
최근 찰보리 축제가 열렸던 영광에서도 연이은 비로 토양이 습해 보리를 계획보다 많이 심지 못하면서 행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광군 군남면에서 열린 찰보리 축제는 지난 10~11일 열렸는데, 당초 보리를 30여㏊ 땅에 심는 게 목표였지만 계획보다 3분의 1 가량에만 보리를 심게 되면서 규모가 줄었다.
농민들은 여름철 습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가을 파종 시기까지도 토양이 습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축제기간에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유채 등이 심어져 있긴 했지만 정작 이름으로 내세웠던 보리는 많지 않아 아쉬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홍영 추진위원장은 “작황이 예년에 비해 그리 좋지 않다. 보리는 땅이 말라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파종 시기에 여름철 습한 날씨가 10~11월까지 이어지면서 땅도 제대로 못 갈고 예정대로 보리를 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상기후가 계속 이어져 보리가 습한 환경에서 성장하게 될 경우 병충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광군 군남면에서 찰보리 농사를 짓고 있는 황기선(68)씨는 “일교차가 크면서 안개도 자주 끼는데 병충해가 오기 좋을 때”라며 “요즘은 사계절 내내 기후가 불안정해 작물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리 뿐 아니라 전남에서는 나주와 구례, 보성지역 배·멜론·두릅·양파 등에서 냉해가 해마다 발생,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간 전남도내 농작물 저온 피해 면적만 4만 3529㏊에 달했다.
박형대 의원은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농법과 장비를 개발,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며 “또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권유로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농민회는 이상기후로 인해 맥류와 사료작물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면서 농민들이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4950㎡(1500평) 논에 심은 보리를 갈아엎은 농민은 이상 기후로 피해를 입었지만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작물재해보험에 사료작물도 포함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데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농민회와 박형대 의원 등의 주장이다.
최근 찰보리 축제가 열렸던 영광에서도 연이은 비로 토양이 습해 보리를 계획보다 많이 심지 못하면서 행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광군 군남면에서 열린 찰보리 축제는 지난 10~11일 열렸는데, 당초 보리를 30여㏊ 땅에 심는 게 목표였지만 계획보다 3분의 1 가량에만 보리를 심게 되면서 규모가 줄었다.
농민들은 여름철 습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가을 파종 시기까지도 토양이 습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축제기간에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유채 등이 심어져 있긴 했지만 정작 이름으로 내세웠던 보리는 많지 않아 아쉬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홍영 추진위원장은 “작황이 예년에 비해 그리 좋지 않다. 보리는 땅이 말라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파종 시기에 여름철 습한 날씨가 10~11월까지 이어지면서 땅도 제대로 못 갈고 예정대로 보리를 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상기후가 계속 이어져 보리가 습한 환경에서 성장하게 될 경우 병충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광군 군남면에서 찰보리 농사를 짓고 있는 황기선(68)씨는 “일교차가 크면서 안개도 자주 끼는데 병충해가 오기 좋을 때”라며 “요즘은 사계절 내내 기후가 불안정해 작물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리 뿐 아니라 전남에서는 나주와 구례, 보성지역 배·멜론·두릅·양파 등에서 냉해가 해마다 발생,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간 전남도내 농작물 저온 피해 면적만 4만 3529㏊에 달했다.
박형대 의원은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농법과 장비를 개발,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며 “또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권유로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