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 맞아? KIA 충격의 30실점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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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팀 맞아? KIA 충격의 30실점 대참사
김도현 대량 실점에 2.1이닝 강판…투수 8명 넘게 투입
KIA는 야수가 마운드·두산은 투수가 타석에 서기도
2024년 08월 01일(목) 20:20
KIA 타이거즈가 ‘이닝’ 늪에 빠졌다.

KIA는 올 시즌 뜨거운 화력으로 1위 질주를 이어가면서 ‘V12’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몇 차례 위기에도 굳게 선두 자리를 지켜왔던 KIA지만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충격적인 패배가 누적되면서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14-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15-15 무승부를 기록했던 ‘사직 쇼크’에 이어 이번에는 홈에서 ‘30점 신기록’의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지난 31일 선발로 나섰던 김도현이 2.1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기싸움에서 밀린 KIA는 실책성 수비까지 이어지면서 두산에 날개를 달아줬다.

2-1로 리드를 가져온 2회말 하지만 3회 대거 7실점을 했고, 5회에도 5실점이 남았다. 6회에는 무려 11명의 두산 선수가 홈에 들어왔다.

이날 두산은 새 외국인 선수 제러드의 멀티포 포함 4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홈런 1위 팀 KIA를 초토화 시켰다. 4개의 홈런 포함 장단 28안타를 터트린 두산, 여기에 KIA 불펜이 13개의 볼넷까지 허용하면서 점수판은 끊임없이 움직였다.

이유찬, 제러드, 강승호는 무려 8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김도현을 시작으로 김기훈-곽도규-최지민-이준영-김현수-김대유-장현식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불붙은 두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회초에는 KIA의 강견 외야수 박정우가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도 연출됐다. 박정우는 김재환을 2루 땅볼,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그리고 앞서 지명타자를 소멸했던 두산에서 투수 권휘가 타자로 등장했다.

야수가 마운드, 투수가 타석에서 대결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정우는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졸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던 KIA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KIA가 장식한 유일한 삼자범퇴 이닝이기도 했다.

박정우는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앞서 타자로 상대했던 권휘와 ‘리턴 매치’를 갖기도 했다. 결과는 중견수 플라이였고, 이 이닝에서 득점에 실패한 KIA는 6-30의 대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선발타자 전원 안타에 이어 득점까지 기록하면서 ‘30점’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다 득점팀 새 주인공이 됐다. 앞선 기록은 삼성이 1997년 5월 4일 LG와의 경기에서 작성한 ‘27점’이다.

최다 득점 차 신기록도 만들어졌다. KIA는 2022년 7월 24일 사직 원정에서 롯데를 23-0으로 꺾고 ‘23점 차’ 승리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24점 차’ 새로운 기록이 만들어졌다.

이닝 특히 선발진의 이닝이 부른 대참사다.

KIA는 타격으로 1위 질주를 하고 있지만 선발진 부상 변수가 이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의리, 윌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고, 윤영철도 척추 피로 골절로 자리를 비웠다.

시즌 내내 선발진 구상을 고민하면서 ‘이닝’과 싸우다 보니 불펜이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피로도 쌓인 불펜의 기복에,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타자들의 컨디션도 같이 떨어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이닝’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이범호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하고 있어서 생각할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선발을 2~3회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생기면서 중간 투수들이 힘들어하고, 중간에 소진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수비이닝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이 지쳐가는 모습이 보여 우려스럽다”면서도 “중간에서 투수를 계속 끌고 가자니 많이 안 던져봤던 선수들 한정 개수가 있다 보니 부상 염려도 있다. 중간 투수도 그렇고, 선발로 나가는 선수들도 책임질 수 있는 이닝을 확실하게 만들어가 줘야 한다”고 말했다.

투수진의 책임감과 적절한 전력 운용으로 야수들의 컨디션을 극대화하면서 ‘버티기 전략’을 펼쳐야 하는 위기의 상황이 됐다.

한편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는 무려 109점이 폭발하면서 1999년 더블헤더 포함 7경기에서 만들어졌던 기존 일일 최다득점(106점)을 넘어 신기록이 작성됐다.

투고타저 분위기 속 무더위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나온 결과다. 여기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신기록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큰 점수 차가 나오면 주심이 넓게 스크라이크 존을 가져가지만, ABS는 상황에 상관없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면서 대량득점에 영향을 미쳤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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