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더 깊게 들여다보며 문화유산 가치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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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더 깊게 들여다보며 문화유산 가치 전하고 싶어요”
전라남도 2024 으뜸인재 <4> 함평 학다리고 2학년 김용건 군
미래리더 분야 선정…초등5학년때부터 박물관·답사 여행
‘도자기, 이야기를 담다’·‘옛것을 매만지는 마음’ 출간 예정
2024년 08월 01일(목) 08:30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싶다면 박물관 투어가 좋아요. 요즘 박물관이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어렵고 따분할 것 같은 문화재 관련 전시를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김용건(17·함평 학다리고 2년)군은 문화유산 ‘사랑꾼’이다. 게임 하러 PC방을 찾는 대신, 청자·백자가 전시된 박물관에 가는 게 신나고 커피숍 사진 대신 문화재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게 더 재미있는 학생이다. 요즘 젊은 세대와는 취향이 확연히 다르다.

그는 전남도의 미래리더 분야(인문사회) 으뜸인재로 선정됐다. 어린 학생인데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역사를 더 깊게 들여다보면서 가치를 조명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한 활동 과정을 인정받았다.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면 재미도 생깁니다. 게임도, 운동도 잘하면 더 재미있잖아요. 문화유산도 다르지 않아요. 책으로만 보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 보면 더 좋고요.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문화재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 별로 다르지 않아요. 문화재가 오래된 만큼 할 얘기도 많겠죠. 시간도 금세 가고요.”

김 군은 직접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함 때문에 답사 여행을 즐긴다. 다녀온 답사 여행지를 색깔로 표시한 지도엔 가지 않은 곳이 별로 없을 정도다. 이틀 뒤에도 울릉도 현포동고분군을 찾아 보고 부산에 들러 시립박물관 전시를 챙겨본 뒤 지리산으로 옮겼다가 돌아올 생각이다. 울릉도는 김 군이 다니는 학교 독도동아리 친구들과, 지리산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학예사 아저씨들과 갈 예정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답사 여행을 다녔던 것 같아요. 처음엔 부모님과 같이 갔는데 중학교 때부터 혼자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졌어요. 부모님도 혼자 여행하는 걸 걱정하셨는데 이제는 덜하세요. 응원도 해주시고. 대신 버스나 기차로 움직여야 되니까 교통편을 가장 먼저 찾아봅니다. 중학생 때는 한 달에도 몇 번을 갔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밖에 못 가요. 아무래도 입시도 준비해야 하니까. ” 관심이 높다보니 중학교 2학년 때 봤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1급)도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김 군의 답사 경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내놓은 ‘초등학생 김용건이 쓰고 찍고 그림, 문화유산답사기’는 240쪽 분량의 공주·부여·익산 등 백제 고도 답사 여행기록을 담고 있다.

올해 안에 청년 5명과 공동으로 에세이 형식의 ‘옛것을 매만지는 마음’이라는 책 출간도 준비중이다. 우리 도자기와 도상(圖像)을 통해 보는 우리 역사·문화·종교 등을 주제로 다양한 논문과 사진 자료 등을 엮은 ‘도자기, 이야기를 담다’라는 책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지난 2019년부터 올려놓은 자료들이 가득하다.

“국외반출문화재에도 관심이 많고 한일 교류 역사와 관련된 유물, 유적에도 흥미가 생겨서 일본 답사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전남도의 인문사회(역사문화유산) 분야 으뜸인재로 선정된 게 도움이 됐죠. 더 들여다보고 관련 책을 몇 권 더 구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 군은 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으로 선택할 계획을 갖고 입시를 준비 중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연구나 공부할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우선 영산강의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 ‘하니와(埴輪·흙으로 빚어 만든 토기의 일종)’에 대한 역사를 쉽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최근 함평을 비롯해 영산강 전역에서 발굴되고 있습니다. 역사와 관광을 활용하면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도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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