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마운드’ KIA, 30점 주고 최다 점수차 패…KBO 5개 구장서 109점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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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먹은 마운드’ KIA, 30점 주고 최다 점수차 패…KBO 5개 구장서 109점 폭발
마운드 오른 외야수 박정우, 두산 투수 권휘 상대 헛스윙 삼진
두산에 4홈런 포함 28안타 14볼넷…변우혁 3점포에도 6-30패
2024년 07월 31일(수) 23:26
3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경기에서 역대 최다득점, 최다득점 차 신기록이 작성됐다. 30점을 만들면서 승리를 거둔 두산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마운드로 모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운드에 오른 KIA 외야수 박정우가 타석에 있는 두산 투수 권휘를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공수교대 뒤 자리를 바꿔서 다시 만난 두 사람, 이번에는 권휘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잡았다.

KIA 타이거즈가 3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의 시즌 14차전에서 연출한 ‘웃지 못한’ 장면이었다. 14개의 볼넷과 함께 4개 홈런 포함 28안타를 허용한 KIA는 이날 무려 30점을 내주면서 두산을 새로운 KBO 역대 최다 득점팀으로 만들어줬다. 앞선 기록은 ‘27점’으로 삼성이 1997년 5월 4일 LG와의 경기에서 작성했었다.

1회부터 KIA의 실점이 기록됐다.

선두타자 이유찬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선발 김도현이 허경민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제라드와의 승부에서 도루를 허용하면서 1사 2루, 양석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실점이 올라갔다.

김도현이 2회에도 안타는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뒤 2회말 KIA가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나성범의 우중간 안타 뒤 김선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서건창과 김태군이 연속 볼넷 얻어내면서 1사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1을 만든 KIA는 소크라테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1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3회말 KIA가 대거 7실점을 하면서 분위기가 기울었다.

허경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김도현이 제러드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제러드의 KBO리그 첫 홈런이었다.

이어 김도현이 양석환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김재환의 내야 안타가 나왔고, 강승호의 2루타가 이어졌다. 김기연의 3루수 내야안타까지 이어지면서 2-4, KIA가 이날 콜업한 김기훈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폭투로 주자가 들어왔다.

이어 조수행과의 승부에서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김기훈이 이유찬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투아웃은 만들었지만 허경민과의 승부에서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허경민의 타구를 쫓던 우익수 나성범의 글러브 맞은 공이 뒤로 흐르면서 ‘행운의 2루타’가 됐고,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왔다.

4회 1점을 주고 돌려받은 KIA, 제러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시작한 5회도 힘들었다. 김재환의 볼넷까지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고, 최지민이 1사 1·2루에서 강승호에게 스리런을 맞았다. 5회 5실점을 한 KIA는 6회초에는 무려 11실점을 했다. 제러드가 이번에는 이준영을 상대로 담장을 넘기면서 멀티포를 기록했고, 김재환도 홈런타자가 돼 그라운드를 돌았다.

KIA의 악몽은 7회에도 계속됐다. 조수행의 안타를 시작으로 4개의 안타가 더 이어졌고, 두산의 점수판은 마침내 30점에 이르렀다.

8회말 KIA가 변우혁의 스리런으로 점수를 보탰지만 점수는 6-30, 24점 차.

김도현을 시작으로 김기훈-곽도규-최지민-이준영-김현수-김대유-장현식을 마운드에 투입됐던 KIA는 결국 9회초 강견 외야수 박정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환을 상대로 초구에 볼을 던진 박정우는 2구째 2루 땅볼을 기록했다.

강승호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투아웃을 만든 박정우는 다음 타자로 ‘투수’ 권휘를 상대하게 됐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김재환이 6회말 좌익수로 이동하면서 지명타자가 소멸됐던 상황, 그 자리에서 권휘가 타자로 나섰다.

볼 2개를 연달아 던졌던 박정우는 이어 세 차례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삼진을 잡았다. 그리고 이날 KIA가 잡은 첫 삼자범퇴 이닝이 기록됐다.

이닝 교대와 함께 공교롭게 박정우가 선두타자로 나서게 됐고, 투수와 야수로 만났던 두 사람은 원래 자리에서 ‘리턴 매치’를 벌였다. 이번에는 박정우가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당했다.

이어 이창진의 볼넷 뒤 김선빈의 헛스윙 삼진, 서건창의 유격수 플라이 아웃이 나오면서 ‘역사적인’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 경기를 통해 KIA가 가지고 있던 ‘23점’을 넘어 ‘24점’이라는 최다 득점 차 경기 신기록이 작성됐다.

앞서 KIA는 2022년 7월 24일 사직 원정에서 롯데를 상대로 23-0 영봉승을 거두면서 최다 득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에는 안방에서 두산에 뭇매를 맞으면서 불명예스러운 새 기록을 남겼다.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는 뜨거운 날씨처럼 뜨거운 화력쇼들이 펼쳐졌다. 이날 두산이 선발타자 전원안타와 득점까지 만들었고, 한화와 LG도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장식했다. 한화는 KT를 상대로 18-7 승리를 거뒀고, LG는 삼성을 11-5로 꺾었다.

5개 구장에서 나온 점수는 무려 ‘109점’에 이르렀다.

◇광주전적(7월 31일)

두산 107 15 11 500 - 30

KIA 020 01 0 030 - 6

▲승리투수 = 시라카와(3승 3패)

▲패전투수 = 김도현(2승 5패)

▲홈런 = 제러드 1·2호(3회2점·6회2점) 강승호 15호(5회3점) 김재환 19호(6회2점·이상 두산) 변우혁 3호(8회3점·KIA)

▲결승타 = 제러드(3회 무사 1루서 우월 홈런)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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