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상상력…벨기에 거주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 국제 전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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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상상력…벨기에 거주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 국제 전시 눈길
전남도립미술관, 18일까지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전
‘아트선재센터’ 기획…목탄화·오일 파스텔화·영상·조각·설치 등
2024년 07월 31일(수) 19:15
벨기에에 거주하는 리너스 반 데 벨데 작가의 국제 전시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영상작품 ‘하루의 삶’.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망고는 열대와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재배되는 열대 과일이다.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것은 무더운 나라에까지 여행을 가지 않고도 자신의 집, 그것도 욕조에 몸을 담고서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다는 의미일 터다.

벨기에 앤트워프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리너스 반 데 벨데는 회화를 비롯해 영상, 조각 등을 넘나들며 실험적인 세계를 모색하는 작가다. 특히 그는 촬영, 수집한 사진의 이미지나 역사적 인물의 기록 등 사료를 토대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왔다.

리너스 반 데 벨데의 국제 전시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스로를 ‘안락의자 여행자’라 말하는 작가는 작업실에서 자신만의 공상적 모험을 떠나는 방식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한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미술 플랫폼인 ‘아트선재센터’의 기획으로,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에 이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주제는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다소 독특하면서 문학적인 표현의 전시 주제는 작가의 지난 2023년 작품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라는 제목에서 인용됐다. 또한 앙리 마티스(1869~ 1954)가 그림 그리기 좋은 빛을 찾아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했던 말이다.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자신의 추상화 밑에 마티스의 글귀를 삽입했다. 아마 빛을 찾아 여행한 마티스와 자신을 동일시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는 대표 작업으로 알려진 대형 목탄화 작품을 비롯해 신작 오일 파스텔화 및 색연필화를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영상, 조각, 설치까지 최근 신작들이 출품됐다.

세 편의 영상 ‘마을 사람들’(The Villagers), ‘라 루타 내추럴’(La Ruta Natural), ‘하루의 삶’(A Life in a Day)은 일종의 ‘스튜디오 영화’다. 작가가 작업실 안에서만 촬영했으며 가상과 현실, 모험과 일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흥미로운 점은 영상 속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직접 고안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실물과 유사한 크기의 세트장, 소품 등을 재현한 대형 설치 작품들을 보여준다.

‘당신이 불투명한 노란색을 찾을 수 있다면 . ...,’
다소 긴 제목의 ‘당신이 불투명한 노란색을 찾을 수 있다면 원하는 대로 청구할 수 있다...’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그림 속 사내는 노란 상의 옷을 입고 빨간 모자를 쓴 채 산언덕으로 보이는 곳을 달리고 있다. 바닥의 무질서하게 보이는 장면들은 이런저런 재활용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다소 철학적이며 깊은 사유를 요하는 작품과 제목은 작가가 추구하는 창작 세계의 일면을 드러낸다. 심미적인 경계 또는 현실과 이상의 어느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 개최한 전시를 지역민의 문화 향유를 위해 마련했다”며 “작가의 공상이 구현한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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