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는 어린 시절의 나로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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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어린 시절의 나로 시간 여행”
2023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한유진 ‘맘대로 피구 규칙’ 펴내
경쟁사회 살고 있는 아이들
배려하고 이해하며 함께 성장
즐거운 공동체 될 수 있기를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 수상
2024년 06월 18일(화) 20:35
한유진 동화작가
“동화는 제게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게 해 주는 소중한 매개체입니다. 좋은 동화를 읽을 때는 ‘만약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공감하는 법을 배우죠. 또 작품을 쓸 때는 어린 나로 돌아가 행복하거나 힘들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고요. 그러면서 지금의 내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왔는지 생각하고 앞으로의 삶을 꾸릴 용기를 얻게 됩니다.”

한유진 동화작가는 지난 202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당시 한 동화작가는 당선소감에서 “여러 코스를 걸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며 “그렇다고 오르막이 나올까 봐 두렵지도 않다. 동화 쓰는 일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작가가 신춘문예 당선 1년 여만에 장편동화 ‘맘대로 피구 규칙’(한솔수북)을 펴내고 독자들 곁으로 다가왔다. 작가는 그동안 동화 청탁도 여러 군데서 받아 작품을 쓰는 것은 물론 신춘문예 당선작 ‘어린 손님’을 포함한 동화집 출간도 앞둘 만큼 분주하게 보냈다.

이번 동화는 서로 부딪히는 관계 속에서 타인을 알아 가고 그러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는 이야기다. 작가는 “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좀 더 즐거운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며 “물론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도 필요하지만 선의의 경쟁이 아닌 부분까지는 경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도전과 선택이 필요하다”며 “그런 과정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함께 성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작품 뒷부분에 보면 주인공이 피구 경기를 하면서 (‘맞아! 해미와 비교하고 이기려던 건 누구 탓도 아니야. 내 마음이 한 일이었어. 의식하지 않으니 이렇게 마음이 편한걸.’) 라면서 깨닫게 되는 장면이 있다. 한 작가는 이 부분이 동화의 주제라면 주제일 것 같다고 했다.

동화 속 주인공은 상대방을 의식하는 시선을 내려놓고서야 마음이 가벼워진다. 경쟁에서 이기려는 마음보다 중요한 건 당당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

이와 연장선에서 동화를 쓰기 위서는 아이들 고민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면서 함께 고민할 때” 비로소 작품의 윤곽이 떠오르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훈을 주기 위한 가르치는 내용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어요. 어린이 독자가 자신들의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고, 더 나아가 용기를 얻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는 평소 작품의 소재를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자신의 아이들의 이야기이거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마다 생각과 그에 따른 선택이 다르니 어떤 주인공을 만드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독자들은 자신과 다른 주인공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현재 한 작가는 창작을 하는 틈틈이 학교나 도서관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갖거나 ‘그림책 인형극’으로 환경 강연도 한다. 강연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창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낯선 곳에 가다 보면 작품 모티브를 얻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인물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는다.

그럼에도 동화가 안 써질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글벗들과 어울리며 작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충전한다”고 했다.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미술관, 음악회, 연극, 영화 등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마음을 채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작가에게는 좋은 소식도 있었다. 문예위 ‘문학창작산실-발표지원’에 장편동화 부문이 선정됐다.

“동화에 나오는 아이들 마음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점차 행복해질 거라 믿어요.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의 미래는 분명 밝을 테니까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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