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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 최권일 정치총괄본부장
2024년 04월 22일(월) 22:00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처음으로 영수회담을 갖는다. 영수회담이란 국가나 정치단체, 또는 사회조직의 최고 우두머리가 만나 의제를 갖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한국 정치에서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양자회담을 의미한다. ‘영수(領袖)’는 ‘옷깃(領)’과 ‘소매(袖)’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인들은 옷을 만들 때 닳기 쉬운 옷깃과 소매 부분을 덧대 금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화려한 옷깃과 소매는 높은 신분을 상징했고 ‘영수’는 최고 지도자를 의미하는 뜻으로 발전했다.

2022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대표는 8차례나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윤 대통령은 모두 거부했다. 대장동 사건 등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인 범죄 피의자인 이 대표와 면담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제1야당을 국정 운영의 협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도 그럴것이 군사독재 시절인 박정희 정부에선 5차례 영수회담이 열렸고 전두환 정부에서도 한 차례 이뤄졌다. 노태우·김영삼·노무현 정부에서는 두 차례씩 열렸고, 박근혜 정부는 양자회담 형식의 영수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유일한 정부였다. 영수회담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역대 정부는 김대중 대통령이다. 모두 8차례 이뤄졌는데 ‘의약분업’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풀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반면 역대 정부의 영수회담이 갈등만 더 키웠거나 형식에 그친 사례도 있다. 이번 영수회담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형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만남 자체가 큰 변화다. 그토록 거부해왔던 영수회담을 윤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배경에는 집권 여당의 4·10 총선 패배에서 드러난 ‘민의’가 가장 컸을 것이다. 아직 날짜와 형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뒤늦게라도 영수회담이 이뤄진다니 다행이다. 그동안 극한의 정치적 대립만 일삼다보니 민생은 뒷전이었다는 만큼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란 ‘신(新) 3고(高)’ 위기에 직면한 민생 경제부터 챙겼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