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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허가 청탁 명목으로 거액 수수한 변호사들 실형
2024년 02월 08일(목) 11:23
변호사가 사건 담당 재판장에게 재판 전에 전화를 걸어 ‘사건을 잘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것은 정상적인 변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김효진)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전지역 A변호사와 지역 B변호사에게 각각 징역 1년과 8월을 선고하고 각각 1억 2000만원과 8000만원을 추징했다.

이들 변호사에게 청탁하고 알선한 브로커 C씨에게는 같은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에 1억 49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이들 변호사는 재개발사업 입찰 방해로 구속 기소된 건설업자에게 ‘보석 허가를 받게 해주겠다’며 2억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들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변호사가 당시 건설업자의 재판을 담당한 현 국민의힘 사무총장 장동혁(충남 보령시 서천군)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청탁을 받은 것으로 봤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장의원은 “B변호사로부터 전화가 와 ‘재개발사업 관련 사건을 A변호사가 맡게 됐다. 피고인이 경찰 수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가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를 하는 등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억울한 부분이 있으니 해당 사건 기록을 잘 살펴봐달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선고 재판을 2주 앞두고 이례적으로 건설업자에게 보석 허가를 내 준 것에 대해서도 “갑작스럽게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사직을 앞둔 시점이라 사건이 다음 재판부로 넘어가면 피고인의 구금기간 길어지고 다음 재판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B변호사가 담당 재판장에게 전화를 해 ‘사건을 잘 봐달라고’고 전화한 것은 형사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의 정상적인 활동으로 보기 어렵고, 친분관계에만 기대어 부당하게 유리한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B변호사는 신망을 얻고 있는 변호사로서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여야 할 공익적 지위와 의무를 도외시한 채 형사 사건의 담당 재판장과의 친분 관계를 내세워 보석의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다”면서 “A·B변호사의 행위는 형사사법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써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