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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이정효 감독 “아무도 우릴 믿지 않았지만…나와 선수는 믿었다”
팀 최고 순위 3위 지휘
2023년 12월 03일(일) 20:25
이정효 감독
“다행히 안졌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나는 나를 믿었다”고 기적 같던 2023시즌을 이야기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가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23시즌 최종전에서 2위 포항스틸러스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 황인재의 신들린 선방쇼에 막혀 승리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4위 전북현대와 5위 인천유나이티드가 나란히 패배를 기록하면서, 광주는 3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압도적인 질주로 우승을 이뤘던 광주지만 시즌 시작할 때만해도 광주를 주목한 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광주는 파이널A을 지나쳐 K리그1 구단 최고 성적이었던 6위를 넘어 3위까지 올라섰다.

또 울산현대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또 2위 포항스틸러스가 ‘FA컵 우승’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직행하면서, 3위 광주에 ACLE 플레이오프 티켓이 주어졌다.

이날 승리를 했다면 다른 구장의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아시아 무대’ 진출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광주. 상대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황인재를 중심으로 ‘수비벽’을 높게 세운 포항에 막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결국 3위를 이뤄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정효 감독은 “다행히 안 졌다. 우리가 잘해서 3위를 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도움을 받아서 3위를 했다.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오늘 경기만 봐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고 그렇고, 나의 부족한 선수들의 부족함 그리고 구단의 부족함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늘 많은 홈팬이 오셨는데 승리로 보답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3위로 시즌을 마감하고 아시아무대로 갈 수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됐을 것이다. 추운 날씨에도 큰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소감을 말했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광주의 놀라운 결과지만 이정효 감독은 아직 배가 고프다.

이정효 감독은 “오늘 선수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만 하는 경기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좋은 방법 제시해서 운동장 안에서 선수들 할 수 있게 잘 만들어보겠다. 우리 선수들 1년 동안 고생 많았다고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광주의 3위지만 이정효 감독에게는 ‘준비된 계획’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처음에 3위 한다고 하니까 선수들이 웃었다. 파이널A 올라가면 3위 노려보자고 했다”며 “벤치에 있는데 답답해서 숨을 못 쉬었다. 그렇지만 어찌 됐든 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해줘서, 믿게끔 도달하게끔 했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3위라는 목표를 세운 ‘믿는 구석’에 대해 “나를 믿었다”고 웃은 이정효 감독은 “나를 믿고 선수들을 믿고, 신념을 굽히지 않고 올바른 길로 계속 간다면 선수들이 K리그2에서 한번 이뤘기 때문에 자신감만 심어준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훈련량을 보고 노력하는 걸 보고 믿음이 갔다”고 지난 시즌 경험과 광주만의 노력을 3위 원동력으로 이야기했다.

광주를 ‘축구 도시’로 만든 2023시즌. 이번 성과로 이정효 감독은 ‘광주 축구’ 새 역사를 열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가 창단한 지 13년이 됐는데 선수들이 마음대로 훈련할 수 없는 훈련장이 없었다. 이제 훈련장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경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간다는 점이 나는 물론 선수들, 광주 구단에도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성과가 다른 것보다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를 이끈 시즌이었지만 내년 시즌 리그는 물론 아시아무대까지 동시에 뛰어야 하는 만큼 눈에 띄는 외부 변화가 필요하다.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야기한 게 ‘(변화를)만들자가 아니라 만들어지게끔 만들어 주자’였다.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우리가 바랐을 때 해줄 수 밖에 없게 만들자’를 이야기했다. 이 정도면 많은 것을 해줘야 한다. 광주 시민과 팬분들이 운동장, 훈련장을 짓는지 안 짓는지 잘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시민들과 광주시의 관심과 노력을 부탁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