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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3년 11월 20일(월) 22:00
며칠 전 강원도로 면회 가서 만난 아들에게 “밥 먹었니?”라고 물었더니 아들이 “정말 똑같이 물어보네”라며 놀라워했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아침밥’ 대신 ‘브런치’로 주말 아침·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주말에는 ‘아침밥’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자식 얼굴 보자마자 “밥 먹었니?” 라고 물어보는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식단을 바꿨다고 했다.

최근 쌀값이 2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11월 15일자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에 4만 9820원을 기록했다. 80㎏로 환산하면 19만 9280원이다. 10월 5일 21만 7552원(80㎏)이던 쌀값은 한 달 만인 11월 5일 20만 1384원으로 내려앉더니 15일에는 2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남 쌀은 더하다. 논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해남의 경우 18만 8000원선까지 내려앉았고 영암도 18만 원 선까지 폭락했다.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거부하면서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을 80㎏ 한 가마당 20만 원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던 터라 농민들의 허탈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언제쯤이면 쌀값 걱정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겠냐라는 푸념이 올해도 들린다. 전남도가 부랴부랴 건의하면서 정부도 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한 번 내려간 쌀값이 20만 원대로 올라설 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농민들은 생산비를 감안하면 쌀값이 80㎏들이 한 가마에 24만 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밥 한 공기가 쌀 100g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밥 한 공기에 300원은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요구였지만 언제 이뤄질 지 미지수다.

식당에서는 ‘공깃밥=1000원’ 공식도 깨지고 있다. 1500원을 적어놓은 메뉴판이 야박하게 보이기도 한다.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던 공깃밥=1000원 ‘국룰’이 바뀐 건 인건비·가스비·전기료 등이 오른 영향이 큰 데 일부에서는 쌀값 때문이라는 오해도 들린다. 모든 게 다 오르는데 유독 쌀값만 떨어지는 상황에서 ‘껌값’, ‘커피 한 잔 값’도 못되는 ‘밥 한 공기 300원’을 요구하는 농민들 심정은 어떨까.

/김지을 정치부 부장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