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멋과 맛 함께, 남도유람 -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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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 멋과 맛 함께, 남도유람 - 진도
‘보배 섬’ 진도의 가을을 찾아 나선다
해남·진도 사이 흐르는 해협 ‘울돌목’
그 위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
들머리산 정상에 위치한 ‘진도타워’
바다와 숲을 동시에 ‘접도 웰빙길’
급치산 전망대·세방낙조 일몰포인트
2023년 11월 06일(월) 19:27
급치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 섬들.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 거점’으로 도약하는 진도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예술자원을 품고있는 ‘보배의 섬’이다. 또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4건을 보유한 ‘대한민국 민속문화예술특구’이기도 하다.

소치(小痴) 허련의 예술 혼이 살아있는 ‘운림산방’(雲林山房)과 다도해국립공원 1호 명품마을’ 관매도, ‘접도 웰빙길’, 세방 낙조(落照), ‘토요 상설-국악이 좋다’(국립 남도민속국악원)·‘토요 민속여행’(진도 군립 민속예술단) 프로그램 등은 여행자들에게 ‘쉼’과 ‘힐링’, ‘신명’을 안겨준다.

임회면 소앵무리 ‘송가인 마을’과 백일홍이 만개한 ‘송가인 공원’에도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들.
◇명량해전의 현장 울돌목, 진도타워=“이때 우리의 여러 배들이 일제히 북을 치며 나아가면서 지자포, 현자포 등을 쏘고, 또 화살을 빗발처럼 쏘니 그 소리가 바다와 산을 뒤흔들었다. 적선 서른 척을 쳐부수자 적선들은 물러나 달아나 버리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감히 가까이 오지 못했다. 이것은 실로 천행(天幸)이다….”(명량해전 당일 ‘난중일기’)

해남과 진도 사이를 흐르는 좁은 해협, 울돌목(鳴梁)을 건너 진도에 들어서며 426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한다. 높이 60m의 진도타워(지하 1층·지상 7층) 앞에는 1597년(조선 선조 30년) 음력 9월 16일 치러진 조선 수군 조형물과 충무공 어록 등 명량해전 관련 기념물이 세워져있다. 오석(烏石)에 새겨진 명량해전 당일 ‘난중일기’ 기록은 생생하다. 불과 13척의 전선으로 왜 수군 133척을 상대해 대파했던 조선수군의 고군분투(孤軍奮鬪)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진도타워 하단 벽면에는 ‘명량해전과 진도사람들’과 ‘임진왜란·정유재란 참전 진도인물’ 26분의 약사(略史)가 석판에 새겨져 있다. 그 가운데 순절한 조응량·명신 부자, 조수의·유남 부자, 조의발·예발 형제의 이야기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울돌목을 내려다 보는 진도 들머리 산 정상부에 자리한 ‘진도타워’와 해상 케이블카.
충무공의 명량해전 승전 비결은 바로 조류의 흐름이었다. 바다로 돌출된 ‘울돌목 물살체험장’을 걸어보면 발 아래로 흐르는 노도(怒濤)같은 거센 물살을 실감할 수 있다. 반대로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명량해전의 현장인 울돌목과 쌍둥이 진도대교를 공중에서 즐길 수 있다. 10인승 곤돌라 26대가 운행한다. 진도타워는 동절기에 오전 9시에 개관해 오후 5시 30분에 종료한다. 전망대를 비롯해 특산물 판매장(1층), 카페(3층), 진도군 홍보관·역사관, 휴식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상층부 7층 전망대에 오르면 울돌목과 주변 풍광이 파노라마로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날이 좋으면 세방낙조와 영암 월출산, 해남 두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인근에 자리한 ‘이 충무공 벽파진 전첩비’와 ‘용장성’(고려 항몽 충혼탑)에서도 진도의 오랜 역사를 음미할 수 있다.

◇바다와 숲, 힐링 안겨주는 ‘접도 웰빙길’=접도는 400여m 길이의 다리로 진도와 연결돼 있다. 1987년 접도연육교가 놓이기 전에는 ‘섬 속의 섬’이었던 셈이다. 본도인 진도와 인접해 있어 접도(接島)라는 이름을 얻었다. 접섬·금갑도·갑도·접배도라고도 불렸다. 접도 입구에 자리한 의신면 금갑리 원다마을 속명은 ‘원다굴’이다. 조선때 유배를 온 많은 관리와 선비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인고의 시간을 보낸 까닭에 ‘유배지 마을’로 불렸다. 접도에서 유배생활을 한 근대 인물로는 시인이자 관료였던 무정(茂亭) 정만조(1858~1936) 선생이 대표적이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접도 웰빙길’이 여행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 첫 열린 ‘전국 웰빙 등산대회’를 시작으로 이름을 알려 왔다. 코스는 크게 ▲1코스 등산로 입구~쥐바위(남망산)(800m·왕복 30분) ▲2코스 등산로 입구~쥐바위(남망산)~병풍바위(2㎞·왕복1시간) ▲3코스 등산로 입구~쥐바위(남망산)~병풍바위~선달봉~솔섬바위(3.4㎞·왕복 2시간 20분) ▲4코스 등산로 입구~쥐바위(남망산)~병풍바위~선달봉~솔섬바위~작은여미~말똥바위~여미 사거리~해안누리길(맨발 체험로)~여미~주차장(4㎞·풀코스 3시간 20분)이다. 지난 8~9월 두 달간 진도군 산림조합에서 ‘접도 웰빙등산로 정비사업’을 추진해 쾌적한 등산로로 탈바꿈시켰다.

쥐바위와 병풍바위, 솔섬바위, 말똥바위와 같은 이름들이 정겹다. 쥐바위는 해발 150m 정도로 나직하지만 풍광만은 일품이다. 쥐바위에서 바라보면 바다 건너 북동쪽 방향에 자리한 ‘쏠비치 진도’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3코스, 4코스로 방향을 잡으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산행을 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바다와 나란하게 조성한 접도 ‘해안누리길’을 찾는 이들도 많다. 상록수림 사이를 느릿느릿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숲길이다. ‘접도 웰빙길’은 숲을 걷고 바위능선을 타며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마저 이곳에서는 절로 증발될 듯싶다.

임회면 남동리에 자리한 ‘남도진성’
◇해넘이 감동 가슴에 담는 세방·급치산 전망대=일몰을 보기 위해 남도진성(南道鎭城)에서 바다를 왼쪽에 끼고 세방으로 가는 길, 뜻하지 않은 공간을 만났다. 서망항과 진도항(팽목항) 사이 산자락에 신축중인 건물과 노란 색깔의 전신 인물상이 눈에 띄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국민해양안전관’과 높이 12.5m의 ‘맘(Mom)’ 조형물이다. 9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조형물 ‘416’의 가슴께는 사각형 모양(세로 4m×가로 1.6m크기)으로 트여있는데 헌화의 공간으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조형물을 가까이에서 보면 쪽진 머리로 어머니임을 알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손에든 꽃송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이다.

진도 서부 해안도로 어디서나 해넘이를 볼 수 있다. 급치산 전망대와 세방낙조가 일몰 포인트로 첫손가락에 꼽힌다. 매일같이 뜨고 지는 해이지만 일몰은 장소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급치산 전망대와 세방낙조 전망대는 4.3㎞ 거리.

급치산(해발 223.4m) 산자락에 조성된 급치산 전망대에 먼저 올랐다. 계단을 타고 상층부에 도달하면 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올망졸망한 다도해 섬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한 폭의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무(海霧)까지 끼어 있는 까닭에 더욱 신비롭게 보인다. 눈부시게 반사되는 바다 물비늘 빛깔은 황금색이다. 섬들의 빛깔이 실루엣처럼 점점 짙어간다.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기 위해 세방낙조 전망대로 자리를 옮겼다. 전망대 좌우에는 ‘세방낙조’(하순명)와 ‘황혼’(최원채), ‘그 섬에 가리’(김정화) 시비가 세워져 있다. 그 가운데 진도출신 하순명 시인의 시 ‘세방낙조’를 음미해본다.

“나는 알았네/ 세방리에 와서/ 섬과 섬이/ 저문 하늘을 내려 받아/ 바다의 무릎에 눕히는 순간/ 천지는 홀연히 풍경이 되고/ 홍주빛 장엄한 침묵이 되고/ 어디선가 울려오는 아라리 가락에/ 일렁이며 잠겨드는 섬의 그림자/ 때로는 꿈도 꽃이 되는가/ 저 놀빛에 붉게 젖어/ 한 생애 황홀한 발자국을 찍네.”

전망대 중앙에 자리한 안내판에는 여행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섬 이름을 표기해 놓았다. 가까이 있는 섬들은 왼쪽부터 각흘도, 곡섬·솔섬, 불도, 잠두도, 장도이다. 수평선에 아련하게 보이는 섬들 이름도 적혀있는데 성남도, 새섬, 가덕도, 외공도, 마도, 대소동도, 가사도, 하태도, 주지도(손가락섬), 혈도, 양덕도(발가락섬), 방구도 이다. 섬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동안 시나브로 날이 저문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자 사람들이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조물주는 푸른 하늘을 화폭 삼아 붉은 물감을 듬뿍 찍어 그림을 그린다. 급치산앞 바다 풍광이 수묵화라면 세방은 유화다. 지구별, 세방에서 ‘어린 왕자’의 마음으로 해넘이를 바라본다. 마음까지 노을 빛이 스며든다.

한편 세방낙조를 해상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쉬미항에서 진도관광유람선 ‘아일랜드 제이호’에 승선해 선상에서 낙조를 즐기는 ‘동물섬 투어’(1시간 30분 소요)이다. 쉬미항에서 일몰 1시간 30분전 출발해 저도~광대도~송도~혈도(구멍섬)~주지도(손가락섬)~양덕도(발가락섬)~방구도(방귀도)~세방앞 해상을 거쳐 귀항한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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