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 마가렛 박애정신 이어야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해 40여 년간 봉사하며 ‘소록도의 천사’, ‘한센인의 어머니’로 불린 마가렛 피사렉(한국 이름 백수선) 간호사가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고인은 인스부르크대학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 의료진 일원으로 1966년 한센인들이 격리 수용된 소록도에 파견됐다. 5년간의 공식 근무기간이 끝난 후에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지난 2005년까지 소록도에 남아 한센인들을 돌봤다.
고인은 동료 마리안느 스퇴거(한국 이름 고지선)와 함께 ‘M치료실’에서 맨손으로 환자들의 짓무른 손발을 소독하고 피고름을 직접 짜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환우들을 ‘M관사’로 초대해 직접 빵을 구워주고 식사를 함께 했다. 소록도 사람들은 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파란 눈의 두 사람을 ‘큰 할매(마리안느)’와 ‘작은 할매’(마가렛)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수년 전 찾아가 본 ‘M관사’내 단촐한 방 창문에는 ‘사랑’, ‘하심(下心)’ 등과 같은 글자가 쓰여 있었는데, 이들의 청빈한 삶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70대에 이른 두 사람은 2005년 11월 “이 편지를 읽은 당신께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아서 하늘만큼 감사합니다”라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조용히 소록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센인들을 위해 평생 봉사한 고인의 이타적인 삶은 우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세태 속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한센인들과 함께 하며 헌신한 고인의 삶은 찬란하고 숭고하다. 우리는 고인의 나눔과 섬김의 봉사정신을 되새기며, 이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박애·봉사정신은 한국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고인은 인스부르크대학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 의료진 일원으로 1966년 한센인들이 격리 수용된 소록도에 파견됐다. 5년간의 공식 근무기간이 끝난 후에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지난 2005년까지 소록도에 남아 한센인들을 돌봤다.
수년 전 찾아가 본 ‘M관사’내 단촐한 방 창문에는 ‘사랑’, ‘하심(下心)’ 등과 같은 글자가 쓰여 있었는데, 이들의 청빈한 삶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70대에 이른 두 사람은 2005년 11월 “이 편지를 읽은 당신께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아서 하늘만큼 감사합니다”라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조용히 소록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