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윈스턴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전체메뉴
조지 윈스턴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3년 06월 15일(목) 00:00
추억을 소환하는 장치 중 음악만 한 게 있을까. 어떤 멜로디가 흐를 때,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마치 어제의 일처럼 함께 했던 사람과 풍경, 그 시절의 내가 오롯이 떠오르곤 한다.

아마도 지난주 많은 사람들이 새삼스레 ‘이 사람’의 음악을 찾아 들으며 ‘어느 한때’로 되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부고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LP를 꺼낸 이도, 늘어지도록 들었던 카세트 테이프를 떠올린 이들도 있을 것이다. 피아노 악보를 구입해 연주하곤 했던 누군가는 오랜만에 다시 피아노의 뚜껑을 열었을지도 모른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1949~2023)의 음악은 특히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표 앨범인 ‘디셈버’(December)는 세계 판매량 300만 장 중 우리나라에서만 100만 장이 팔렸다고 하니 이 음반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이들도 그만큼 많은 셈이다. 무엇보다 선물로 많이 주고받았던 음반이라 오랜만에 그리운 이를 떠올려 보게 된다. 조지 윈스턴은 한국인의 사랑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아리랑’을 편곡해 보너스 트랙으로 싣기도 했다.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앨범 수록곡 ‘Thanks Giving’과 ‘Joy’ 등 그의 음악을 듣고 힘들었던 젊은 날을 건너왔다는 글들이 SNS 등에 많이 올라왔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로크 시대 작곡가 파헬벨의 ‘캐논’은 이 앨범 덕에 전 국민이 아는 클래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음악을 듣고 클래식에 입문했다는 이도 많다.

연배가 좀 더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감성을 폴 모리아 악단이나 제임스 라스트 악단을 통해 느꼈을 듯하다. 경양식집이나 라디오 시그널 음악으로 흘러나오던 ‘이사도라’ ‘Love is blue’ 등의 경음악은 ‘제목은 몰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본’ 친숙한 음악이다.

유튜브를 통해 오랜만에 ‘디셈버’ 앨범을 챙겨 들으며 가장 좋아했던 ‘Night/Part Three: Minstrels’의 따뜻한 선율에 위로를 받았다. 자연스레 그 시절로 돌아가, 오래된 이름과 얼굴들을 떠올려도 봤다. 차이코프스키의 말처럼 “음악은 하늘이 내려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임에 틀림없다.

/mekim@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