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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서 벌어 수도권에서 쓴다 … 역외유출 年 19조원
한은 목포본부 2022년 조사…근로소득 전국 3번째·기업소득은 최다
유통·의료 비중 67.2% 수도권·광주서 소비…쇼핑 등 여건 개선 필요
2023년 06월 04일(일) 19:20
지난해 전남지역의 역외유출 규모(GRI-GRDP)는 19조원으로 주요 은행 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11조1000억원 중 역외지출금액은 5조3000억원(47.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역에서 창출된 부(富)의 역외 유출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의료기관 역외지출 비중이 가장 컸으며, 대형유통판매시설 부족으로 수도권에의 유통 지출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4일 발표한 ‘전남지역 소득 및 소비 역외유출의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에 담겼다.

이날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의 역외유출 규모(GRI-GRDP)는 19조원, 1인당 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1066만원으로 추정돼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 가운데 충남(25조7000억원, 1인당 118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근로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7조4000억원으로 충남, 경북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는데, 이는 전남의 경우 근무지 취업인구가 거주지 취업인구보다 많아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2020년 전남지역 순비거주취업인구는 3만9000명으로 지역 내 취업인구(93만9000명) 중 4.1%를 차지하는 등 전남지역 이외에서 출퇴근하는 취업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기업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12억4000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들의 본사와 사업체(공장, 영업소, 지점 등) 소재지가 불일치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본사가 타 지역에 있더라도 생산시설이 전남에 위치해 지역 경제성장을 이끌어오고 있으므로, 기업소득 유출규모가 크다고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소득의 역외 유출 정도를 나타내는 지역소득비중(GRI·GRDP)이다. 전남은 지난 2021년 기준 78.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9개 도(道) 평균(96.3%)을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지역소득비중이 낮은 것은 지역에서 산출된 부가가치(GRDP)의 상당 부분이 지역 내 소득(GRI)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타 지역의 소득으로 유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전남의 소비 역외지출입을 분석한 결과, 지역민의 역외소비 규모가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유통·의료를 중심으로 수도권 및 광주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었다.

신한, 하나, NH농협카드의 결제액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남 지역민의 신용카드 사용액(2022년 11조1000억원) 중 역외지출금액은 5조3000억원(47.8%)이었다.

온라인쇼핑 등 유통업 지출은 주로 서울·경기에서 발생했으며, 의료기관 지출은 광주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출에서 유통업과 의료기관의 비중이 대부분(67.2%)을 차지했는데,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가진 전남지역은 의료기관 역외지출 비중이 12.8%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9.5%)을 3.3%포인트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 지역 거주자가 전남지역에서 소비하는 역내유입액은 그 비율이 21.7%로 전국 평균(45.4%)을 크게 하회하면서 전국 17개 지자체 중 14번째 수준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광주와 경기, 서울 지역민이 전남에서 소비가 많이 했는데, 세 지역 모두 요식업, 연료판매업, 음식료품, 레저업 등 관광 관련 업종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남의 소득과 소비의 역외유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교육·쇼핑 등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삶의 질 제고가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과 관광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소득 및 소비의 역내유입 증대, 기업소득의 지역 내 투자 유도 및 생산시설·산업인프라 유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