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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낭만 대신…‘슬기로운 대학 생활’
지역 대학생들, 해외연수 등 학교 시행 사업·프로그램 참여 늘어
자소서 채우고 생활비 아끼고…졸업 후에도 남아 장비·시설 이용

■슬기로운 대학 생활 사례
·3D프린터 활용 펀딩 진행 2100만원 모금
·6개월간 미국 체험연수·동남아 교육기행
·취업 강의 들으며 정보 얻고 지원금 받고
·창업동아리 활용 ‘광주빵’ 브랜드 개발
2023년 06월 01일(목) 21:25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지역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캠퍼스의 낭만을 찾기 보다 일명 ‘등록금 뽕 뽑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다시 캠퍼스를 누비게 됐지만, 예전처럼 친구들을 만나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보다 등록금을 낸 만큼 알차게 이용하려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고 취업난에 고정 수입조차 없는 상황이 길어지자 부모에게 마냥 손 벌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른바 등록금 ‘뽕’을 뽑는 방식으로는 대학생용 각종 프로그램 다운부터 전자제품 할인은 기본이다. 지원금을 받으며 취업정보 얻기부터 해외여행, 크라우드 펀딩에 이르기까지 대학에서 지원해주는 사업·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자소서도 채우고 생활비도 아끼며 경험을 쌓는 등 방식은 다양하다.

강백선(28)씨는 전남대 디자인학과를 졸업했지만 아직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 졸업생을 위해 학교에 마련된 장비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평소 관심이 있던 3D프린터가 고가라서 학교에서 운영하는 ‘만들마루’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남대 ‘만들마루’에는 3D프린터기와 3D블렌딩, 실사 출력 등의 장비가 설치돼 있는데 강씨는 이 3D프린터를 활용해 DIY키트 ‘Try To Write’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딩으로 2100만원을 후원받는 성과를 거뒀다.

3D프린터기를 배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학원비와 장비 대여료 등을 아낀 것이다. 강씨는 “사비를 들이지 않고 펀딩까지 도전해볼 수 있었다”면서 “졸업 전에 학교에서 실질적인 학습을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재학 중 또는 취업준비 기간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해외여행을 학교지원을 받아 떠나는 이들도 있다.

호남대 뷰티미용학과 선미리(여·22)씨는 이번 여름방학을 활용해 학교에서 진행하는 ‘세계교육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올해 참여 학생은 총 21개팀 130여명으로, 동남아 지역 실태조사를 목적으로 한다. 서류와 면접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며 3대1 경쟁률을 뚫었다.

선씨는 “학교 지원을 받아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입학할 때 지불한 등록금 ‘뽕’을 다 뽑은 기분”이라며 “높은 경쟁을 뚫고 떠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워올 생각”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조선대 학생 45명도 올해 ‘K-MOVE’ 미국 체험연수에 나선다. 이들은 6개월간 미국 연수를 경험하고 1년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조선대 관계자는 “미국은 사비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닐 뿐더러 인턴십까지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1년 이내 졸업예정자나 4학년 재학생 위주로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취업 정보를 얻으면서 지원금도 받는 학생들도 있다.

조선대 기계공학과 최보근(25)씨는 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재맞고’(재학생 맞춤형 고용 서비스)를 신청했다. 졸업해도 취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던 최씨는 학교의 모든 지원 프로그램을 둘러보다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최씨는 AI활용 직업탐색, 포트폴리오 설계 지원, 목표직업 설정, 취업역량 진단까지 취업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학교의 ‘케어’를 받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취업 관련 강의를 듣고 학교에 수료증을 제출하면 최대 25만원의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최씨는 “4학년이라 취업 관련 정보가 간절한데, 재맞고를 통해 취업관련 정보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다”며 “취업 정보도 얻고 돈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전했다.

학교를 이용해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있다. 지원금을 통해 학교에 낸 등록금을 보전받아 보겠다는 것이다.

광주여대 식품영양학과 한경주(여·26)씨는 얼마 전 교내 창업동아리 지원 프로그램(KWU Maker)을 통해 우리 밀을 활용한 ‘광주빵’ 브랜드를 만들었다. 또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학교 혁신인재 장학금 60만원을 받았다.

한씨는 “베이킹은 상상 이상으로 재료비가 많이 들어 학생 신분으로 감당하기 어렵지만 학교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유의 브랜드까지 만들 수 있었다”며 “교재비, 간식, 문구비를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감이 줄었고 덕분에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전공과 자격증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