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나눔의 위대한 광주정신, 후대에 계속 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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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나눔의 위대한 광주정신, 후대에 계속 전해야죠”
5·18 전야제 금남로에서 만난 사람들
타지역·외국인·학생 참여 많아
독일서 온 잔야 “5·18정신 감동”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눈에 띄어
초등생 서정아양 “광주 자랑스러워”
놀이공원보다 전야제 참석 더 의미
“5·18정신 헌법 수록” 한목소리도
2023년 05월 17일(수) 20:40
서정아(가운데)양 가족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는 1980년의 모습이 재현됐다.

43년 전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금남로에 모였던 학생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시민들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금남로를 찾은 이들은 5·18 정신을 배우고 오월 영령들의 정신을 조금이나마 가슴에 새기고 싶어 현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미래세대에게 5·18 정신을 꾸준히 교육해 나가야 한다”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5·18정신 헌법 수록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온 현유섭씨
인천에서 하루전인 16일 광주를 찾았다는 대학생 현유섭(24)씨는 “사진과 뉴스로만 보던 5·18 현장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광주에 왔다”면서 “어제는 5·18 기록관에서 많은 영상과 기록물을 직접 찾아보고, 오늘은 현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전야제에 왔다”고 방문의 이유를 밝혔다.

현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했던 ‘5·18 정신 헌법 수록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민주 정신을 헌법에 수록해 미래세대에게도 그 가치를 전달해야 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공약인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씨는 16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발표에 대해서도 “전두환은 당시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발포 명령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하나씩 진실이 밝혀지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독일 출신 잔야
금남로를 찾은 외국인도 있었다.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 잔야(여·Ganja·27)씨는 “5·18의 민주정신과 희생정신에 감동했다”며 전야제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잔야씨는 “난민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데,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소수자라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과 난민 사이 비슷한 점이 있다”며 “평소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광주에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금남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었는데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올라왔다”며 “주먹밥도 먹으며 1980년 당시 대동정신을 한껏 느끼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광주의 소중한 자산인 5·18의 민주정신, 희생정신을 미래세대에 널리 알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리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찾은 가족들의 발길은 올해도 이어졌다.

용산초 2학년 손하운군
광주시 동구 용산동에서 온 오소정(여·36)씨는 광주용산초 2학년인 아들 손하운(9)군에게 1980년대 학생들이 입었던 검은색 교복을 입혀 전야제 현장을 찾았다.

오씨는 “광주에서 살고 있는만큼, 아이들에게 적어도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해 함께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는 어려 아직 5·18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예전 군인이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식으로 5·18에 대해 조금씩 교육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5·18 헌법 정신 수록을 공약으로 건 만큼, 미래세대에게 꾸준히 5·18에 대해 교육해 나가야 한다”고 자녀들을 데리고 나온 이유를 밝혔다.

아이들도 현장분위기를 보고 광주가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화정초에 다니는 서정아(13)양과 서윤정(10)양 자매는 “당시 시민군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광주는 없을 것 같다”며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와 이런 문화를 갖고 있는 광주가 자랑스럽다”고 뿌듯해 했다.

이들은 “5·18에 대해 배울 때마다 눈물이 난다”면서 “5·18 행사에 자주 참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앞으로 계속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남평중 3학년 김은수군
남평중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온 3학년 김은수(16)군은 “놀이공원보다는 전야제에 참석하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군은 “그동안 책으로 5·18을 배우며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 민주묘지와 전야제 행사에 참가하니 슬픔과 감동이 밀려온다”며 “5·18 정신을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에 알리기 위해 헌법에 수록은 물론, 우리 같은 미래세대들도 꾸준히 공부해 나가야 된다고 느꼈다”고 하루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아이들은 전우원씨의 사과 행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조금 진심이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지만, 오늘 민주묘지에 갔다는 기사를 보고 진정성을 믿게 됐다”며 “할아버지가 못한 부분을 손자가 하고 있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글·사진=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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