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결정 또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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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결정 또 미뤄졌다
당정, 2분기 인상 발표 계획 접어…“절차 더 필요”
1분기 5조원대 손실 한전, 자산 매각 등 자구안 제출
2023년 05월 10일(수) 19:20
11일 이뤄질 것으로 보였던 전기요금 인상 결정이 또 다시 연기됐다.

10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일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하고 관련 실무 준비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던 중, 관련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최종 결정을 일단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 ‘11일 하루 당정협의회, 한국전력 임시 이사회,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기 위한 실무 준비가 이어졌다.

한전 적자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정부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한 달 이상 미뤄왔다.

정부 관계자는 “당정 논의를 거쳐 2분기 요금 인상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며 “금일 중 정부 내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지면 11일 아침 준비된 관련 절차를 차례로 진행하고 조정된 전기요금을 고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11일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사실상 미뤄졌다. 이날 오후 에너지 정책을 관장하는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새로 임명된 것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안팎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만큼 최종 결정까지 마냥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32조원 넘는 적자에 이어 올 1분기 5조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내일 결정이 나지는 않겠지만 결정이 아주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만간 전기요금 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여당이 한전에 요금 인상 전 강력한 자구안 마련을 요구함에 따라 한전은 여의도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 건물의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을 새로 넣은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의 지하에는 변전 시설이 있어 이를 제외한 상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여의도 요지에 있는 남서울본부는 자산 가격이 조단위에 달해 한전 자구안 규모가 기존의 ‘20조+α’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전은 본사 및 계열사의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는 내용도 자구안에 담았다.

당장 인상 발표는 다소 미뤄졌지만, 조만간 최종 결정이 이뤄져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원가보다 싼 전력 공급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2021년과 2022년 각각 5조8000억원과 32조6000억원의 대형 적자를 낸 한전의 자금난에 다소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전기요금은 kWh당 7원가량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는 현행 전기요금인 kWh당 146원보다 약 5%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4인 가구(307kWh 사용) 기준으로 매달 2400원 정도를 더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이 kWh당 7원 오르면 한전이 올 하반기에 2조원가량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전이 당면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요금 인상 지연으로 1분기에도 추가로 5조원대 손실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번 인상은 영업 손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작년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7조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459.1%에 달했다.

앞서 정부는 2026년까지 누적 적자 해소 등 한전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이미 오른 것을 빼고도 올해 안에 38.5원을 더 올려야 한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kWh당 7원가량이 올랐을 때 각 가정은 한 달에 약 2000원가량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3만4630원(+1830원), 2인 가구는 4만7천180원(+2300원), 3인 가구는 4만9090원(+2360원), 4인 가구는 5만1010원(+2440원) 등으로 전기요금이 오른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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