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남산단 변화가 필요하다] <1> 공장 가동률 전국 최저, 20년 전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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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남산단 변화가 필요하다] <1> 공장 가동률 전국 최저, 20년 전과 다를 게 없다
<프롤로그>
전남 지역 31개 일반산단 조성
전국 4% 비중 여섯번째로 많지만
가동률은 81% 17개 시·도 중 꼴찌
2002년 가동률 77.9%과 비슷
장흥 바이오식품산단은 40% 밑돌아
원인 분석, 창업 유입 대책 마련
2023년 05월 09일(화) 18:45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업단지는 빛가람혁신도시의 핵심인 에너지밸리를 이끄는 주요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완공된 54만평(179만㎡) 혁신산단에는 전자부품·컴퓨터, 금속가공 등 131개 업체가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나주 혁신산단 전경. <나주시 제공>
지난 2002년 9월 ‘전남 지방산단 분양률 꼴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전남지역 10개 지방산업단지(일반산단) 평균 분양률은 52.0%로 절반을 겨우 넘겼는데, 이는 전국 지방산단 평균 분양률 92.9%에 훨씬 못 미친다는 내용이었다.

공장 가동률은 77.9%로, 역시 전국 평균 84.2%를 밑돌았다.

20년이 지난 현재 전남 산업단지들의 현주소는 다를까.

제조업 기반이 빈약한 전남이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본격적으로 조성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전남 일반산단의 경우 평균 가동률은 80%를 겨우 넘기며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전국산업단지 시도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남 일반산단 31개의 평균 가동률은 81%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남지역 일반산단에 입주한 1268개 업체 가운데 실제 가동 중인 업체는 81% 비율에 불과한 1021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가동률 9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전남 일반산단은 전국 일반산단(710개)의 4%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176개), 경남(117개), 충북(87개), 경북(77개), 충남(65개)에 이어 6번째로 많다.

이달 현재 전남 22개 시·군에는 국가산업단지·농공단지를 포함해 총 106개의 산단이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전국에 있는 1274개 산단의 8% 비중으로, 경남(208개), 경기(193개), 충남(166개), 경북(152개), 충북(134개)에 이어 전국에서 6번째로 많다.

여기에는 여수, 광양, 영암 대불과 광주에 걸쳐 조성된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등 5개의 국가산단이 포함된다. 이외 일반산단 31개, 농공산단 69개, 도시첨단산단(순천) 1개 등이 있다.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는 장흥읍 해당리에 87만평(289만㎡) 규모로 지난 2020년 완공됐다. 국내 최대 오리육 가공업체인 ㈜다솔 등 48개 업체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달 기준 분양률은 65%를 기록하고 있다. 장흥바이오식품산단 개념도.<장흥군 제공>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보시스템 통계자료를 보면 전남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산업단지는 여수국가산단이다. 여수산단은 지난 1967년 첫 삽을 뜬 뒤 국내 석유화학 제조업을 이끄는 주요 국가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주체인 일반산단은 순천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 지난 1977년 조성을 시작한 순천일반산단은 9년 뒤인 1986년 완공됐다.

국가산단이 있는 여수·광양·영암·함평 등지에는 모두 25개의 크고 작은 산단이 분포해있다.

여수 8개(국가 2개·일반 4개·농공 2개), 광양 5개(국가 1개·일반 4개), 영암 6개(국가 1개·일반 2개·농공 3개), 함평 6개(국가 1개·일반 1개·농공 4개) 등으로 나뉜다.

농공단지만 있는 전남 자치단체는 곡성(4개), 구례(3개), 고흥(4개), 보성(3개), 완도(3개), 신안(1개) 등 6곳이다.

이외 목포 4개(일반 3개·농공 1개), 순천 5개(일반 2개·도시첨단 1개·농공 2개), 나주 11개(일반 4개·농공 7개), 담양 4개(일반 1개·농공 3개), 화순 8개(일반 2개·농공 6개), 장흥 4개(일반 1개·농공 3개), 강진 3개(일반 1개·농공 2개), 해남 4개(일반 1개·농공 3개), 무안 7개(일반 2개·농공 5개), 영광 6개(일반 1개·농공 5개), 장성 4개(일반 1개·농공 3개), 진도 3개(일반 1개·농공 2개) 등으로 일반산단과 농공단지가 어우러져 운영되고 있다.

전남 전체 106개 산단의 평균 분양률과 가동률은 각각 95%와 86%로, 역시 전국 평균(분양률 96%·가동률 93%)을 밑돌고 있다.

일반산단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은 87%로, 모두 1268개 업체가 입주했다.

문제는 전남 산단에 둥지를 텄어도 공장을 돌리지 않는 업체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일반산단 가운데 평균 가동률이 50%도 되지 않는 단지는 전남에 4곳이 있다. 조성 중인 진도 군내에는 1개 업체가 입주한 상태고, 강진 일반산단은 16%(32개 중 5개), 장흥 바이오식품 37%(65개 중 24개), 광양 세풍 40%(5개 중 2개) 등의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장흥 바이오식품산단은 가동률이 40%에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기술력을 인정하는 ‘조달청 3회 우수조달물품’ 선정에서는 한 번에 장흥 2개 업체가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도 지역적 한계 탓에 기업인들이 외면하는 것이다.

전남 일반산단의 입주업체 5곳 중 1곳은 ‘개점휴업’하고 있지만, 이들 산업단지의 경제적 효과는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남 일반산단은 2만9012명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누계 생산액은 12조3900억원에 달했고, 수출액은 48억9400만달러(6조4800억원)로 조사됐다.

6차례에 걸친 기획 보도에서는 기업들이 전남에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와 실상을 들여다보고 지방소멸 시대에 전남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창업 유입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동률이 40%도 넘지 못하는 전남지역 산단을 찾아 그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한국전력 에너지밸리의 주축을 맡은 나주 혁신산단 구상도. 차로 10여 분 거리에 나주역 호남선(고속철도)이 있으며,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있는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 592개 기업과 에너지밸리 투자협약을 마쳤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이전이 내년이면 10년을 맞는다. 한전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에너지밸리는 600개 기업을 유치했지만, 가동률과 실제 투자는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전만 발주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산단 운영이 아니라 지역에서 스스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업단지는 빛가람혁신도시의 핵심인 에너지밸리를 이끄는 주요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완공된 54만평(179만㎡) 혁신산단에는 전자부품·컴퓨터, 금속가공 등 131개 업체가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스타트업 중심지로 성장한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에프’를 찾아 창업하기 좋은 지역이 갖춰야 할 조건과 자치단체가 노력할 점을 찾아본다. 다음 달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창업박람회 ‘비바텍’(VIVATECH)에는 국내 스타트업도 다수 참가한다. 이곳에서 미래 산업 먹거리를 책임질 유망 사업을 살펴볼 계획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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