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앉은 2030세대…빈곤층 전락하면 어쩌나
광주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지난해 9.6% 증가율 기록
전국 코로나 이후 3년간 빚 가장 늘어난 계층 2030세대
광주 청년층 금리상승기 부실대출 우려
전국 코로나 이후 3년간 빚 가장 늘어난 계층 2030세대
광주 청년층 금리상승기 부실대출 우려
![]() /클립아트코리아 |
#1.광주의 한 은행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활기를 띄자 주식투자에 뛰어 들었다. 현물에서 수익을 얻자 선물옵션까지 손댔다고 한다. 그러나 ‘투자성공’의 기간은 짧았다. 약 1년 뒤 손실이 발생하자 고금리 대출까지 받으면서 주식투자를 계속했지만 결국 손실만 3억원이 넘었다. 주식 투자에 실패해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그는 가상화폐 투자에도 나섰지만 더 큰 손해만 봤다고 한다.
#2.2019년 10월 결혼을 앞두고 주택청약에 당첨돼 지난해 10월 입주했다는 B씨. 그는 분양가 3억2000만원짜리 집을 구매하면서 보금자리론을 통해 분양가의 70%인 2억2400만원을 대출받을 계획이었다. 당첨 당시에만 해도 금리는 30년 만기 연 최대 2.35%였으나, 입주할 당시엔 금리가 4.80%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매달 상환해야 할 대출금 역시 기본보다 30만원이 늘어나 120만원에 육박했다.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때운 B씨는 금리가 5%를 넘어가면서 대출상황 부담이 더 커졌다고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동안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급등과 경기 불황 등을 거치면서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계층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은 3년 새 30% 가까이 불었고, 은행과 2금융권에서 각 대출자 한 명당 평균 7000만원, 5400만원가량을 빌린 상태였다. 연체율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의 고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코로나 3년 2030세대 빚 가장 많아=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은행권의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모두 1490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902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1270만명·766조8000만원)와 비교하면 대출자 수, 잔액이 3년 새 각 17.3%, 17.7% 늘었다.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의 가계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8.7%(2019년 4분기 468조5000억원→2022년 4분기 509조1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 대출, 30대 이하 32%↑…저소득자도 17% 늘어
가계대출자를 연령대로 나눠보면, 20·30세대가 대부분인 ‘30대 이하’ 계층의 대출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30대 이하의 대출 잔액은 작년 4분기 현재 은행권과 2금융권을 합해 모두 514조5000억원(은행 354조8000억원+2금융권 159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4분기 404조원(은행 278조1000억원+2금융권 125조9000억원)보다 27.4%나 늘어난 것이다.
3년간 대출 증가액 역시 30대 이하(110조5000억원)가 1위였다.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대출잔액/차주 수)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계층도 20·30대였다.
2금융권에서도 30대 이하는 평균 5413만6000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는데, 2019년 4분기(4101만원)보다 32%나 뛰었다.
20·30대 청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의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면서, 경제·금융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광주지역 청년들의 가계대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 2030세대 가계대출 증가율은 1분기 기준 2020년과 2021년 각각 7.3%, 7.4%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9.6%로 증가했다.
◇광주 청년층 금리상승에 부실대출 우려=무엇보다 광주 20~30대 청년층이 ‘영혼을 끌어모을’ 정도로 주택매매를 위한 가계대출을 늘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대출’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2010년 이후 네 번째 주택가격 상승기(2020년 11월~)를 지나고 있는 광주가 장기적으로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채무 불이행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지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과장과 노민재 조사역이 올 연초 발표한 조사연구자료 ‘광주 주택 매매시장 동향 및 리스크 점검’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 등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멈춘 반면, 광주는 지난 2020년 말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 과장이 1~4개 구간으로 나눈 광주 주택가격 상승기별로 월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을 산출해보니 4번째 상승기(2020년 11월~올해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586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상승기 증가액은 ▲1상승기(2010년 9월~2012년 7월) 901억원 ▲2상승기(2014년 7월~2015년 2월) 1539억원 ▲3상승기(2018년 1월~2019년 2월) 133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4번째 상승기에서는 비은행권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액이 453억원으로, 이전 상승기 평균 증가액 236억원의 2배 수준으로 뛴 것이 특징이다.
같은 기간 광주 예금은행에서의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월평균 81억원으로, 이전 상승기 평균 3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로 내는 월평균 이자액이 2020년 말 이후부터 170%나 증가했다는 말이다.
금리 상승세에서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저소득, 20~40대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큰 불안 요소다.
광주의 총처분가능소득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0년 64.6%였던 비율은 2020년 89.1%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빚더미에 앉은 청년층이 극심한 경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의 20~30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2019년 1만410명에서 2020년 1만2168명으로 16.88%(1758명) 증가했고, 2021년에는 1만3393명으로 전년 대비 10.08%(1225명) 늘었다.
광주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각종 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의 부채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더해진 탓에 급여가 낮은 청년층은 생계 자체가 어려운 극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이들의 대출은 3년 새 30% 가까이 불었고, 은행과 2금융권에서 각 대출자 한 명당 평균 7000만원, 5400만원가량을 빌린 상태였다. 연체율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의 고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코로나 3년 2030세대 빚 가장 많아=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은행권의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모두 1490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902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1270만명·766조8000만원)와 비교하면 대출자 수, 잔액이 3년 새 각 17.3%, 17.7% 늘었다.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의 가계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8.7%(2019년 4분기 468조5000억원→2022년 4분기 509조1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 대출, 30대 이하 32%↑…저소득자도 17% 늘어
가계대출자를 연령대로 나눠보면, 20·30세대가 대부분인 ‘30대 이하’ 계층의 대출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30대 이하의 대출 잔액은 작년 4분기 현재 은행권과 2금융권을 합해 모두 514조5000억원(은행 354조8000억원+2금융권 159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4분기 404조원(은행 278조1000억원+2금융권 125조9000억원)보다 27.4%나 늘어난 것이다.
3년간 대출 증가액 역시 30대 이하(110조5000억원)가 1위였다.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대출잔액/차주 수)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계층도 20·30대였다.
2금융권에서도 30대 이하는 평균 5413만6000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는데, 2019년 4분기(4101만원)보다 32%나 뛰었다.
20·30대 청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의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면서, 경제·금융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광주지역 청년들의 가계대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 2030세대 가계대출 증가율은 1분기 기준 2020년과 2021년 각각 7.3%, 7.4%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9.6%로 증가했다.
◇광주 청년층 금리상승에 부실대출 우려=무엇보다 광주 20~30대 청년층이 ‘영혼을 끌어모을’ 정도로 주택매매를 위한 가계대출을 늘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대출’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2010년 이후 네 번째 주택가격 상승기(2020년 11월~)를 지나고 있는 광주가 장기적으로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채무 불이행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지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과장과 노민재 조사역이 올 연초 발표한 조사연구자료 ‘광주 주택 매매시장 동향 및 리스크 점검’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 등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멈춘 반면, 광주는 지난 2020년 말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 과장이 1~4개 구간으로 나눈 광주 주택가격 상승기별로 월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을 산출해보니 4번째 상승기(2020년 11월~올해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586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상승기 증가액은 ▲1상승기(2010년 9월~2012년 7월) 901억원 ▲2상승기(2014년 7월~2015년 2월) 1539억원 ▲3상승기(2018년 1월~2019년 2월) 133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4번째 상승기에서는 비은행권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액이 453억원으로, 이전 상승기 평균 증가액 236억원의 2배 수준으로 뛴 것이 특징이다.
같은 기간 광주 예금은행에서의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월평균 81억원으로, 이전 상승기 평균 3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로 내는 월평균 이자액이 2020년 말 이후부터 170%나 증가했다는 말이다.
금리 상승세에서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저소득, 20~40대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큰 불안 요소다.
광주의 총처분가능소득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0년 64.6%였던 비율은 2020년 89.1%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빚더미에 앉은 청년층이 극심한 경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의 20~30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2019년 1만410명에서 2020년 1만2168명으로 16.88%(1758명) 증가했고, 2021년에는 1만3393명으로 전년 대비 10.08%(1225명) 늘었다.
광주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각종 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의 부채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더해진 탓에 급여가 낮은 청년층은 생계 자체가 어려운 극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