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 송기동 예향부장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난 무엇보다 외로움을 느꼈다.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당한 안토니오의 무너진 등이 견딜 수 없어 콧등이 시큰해졌고, 그보다는 무너져 내리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목격해야 하는, 그럼으로써 평생 씻을 수 없는 내면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갈 어린 아들 브루노 때문에 나는 혀를 깨물었다.”
소설가 김소진(1963~1997)의 ‘자전거 도둑’(1995년 발표)은 동명의 영화를 모티브로 쓰인 단편소설이다. 소설 속 ‘나’ 역시 자전거를 도둑맞지만 원작인 영화와는 시대와 장소, 상황이 전혀 다르다.
영화 ‘자전거 도둑’(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이탈리아 로마를 무대로 한다. 생계를 위해 도난당한 자전거를 찾으려 시내 구석구석을 애타게 돌아다니는 아버지(안토니오)와 아들(브루노)을 통해 전쟁 후의 궁핍한 생활상이 가감 없이 스크린에 그려진 작품이다. 특히 영화는 스튜디오가 아닌 로마 거리에서 촬영됐다. 인공 조명 대신 자연광을 활용했다. 직업 배우가 아닌 철공소 노동자와 신문 배달 소년이 아버지와 아들 역을 맡았다. 기존 영화 문법과 다른 이러한 연출 방식은 이탈리아 ‘네오(Neo)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영화 사조(思潮)를 형성했다. 또한 구로자와 아키라(일본)와 사티야지트 레이(인도), 봉준호, 김소진 등 많은 영화감독과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영화 ‘자전거 도둑’이 75년 만에 정식 개봉됐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개봉된 흑백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니 예전 비디오와는 다른 울림을 줬다. 그림책을 공부하는 중년 여성들과 청년 세대 등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연령층도 다양했다.
좋은 영화 한 편은 또 다른 창작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명작 영화 속에 시대상과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우리시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뒷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 낼 새로운 ‘자전거 도둑’을 기대한다. 한편 광주극장은 오는 5~7일 ‘가치봄 영화제’를 열어 ‘자전거 도둑’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영화 세 편을 상영한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영화 ‘자전거 도둑’(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이탈리아 로마를 무대로 한다. 생계를 위해 도난당한 자전거를 찾으려 시내 구석구석을 애타게 돌아다니는 아버지(안토니오)와 아들(브루노)을 통해 전쟁 후의 궁핍한 생활상이 가감 없이 스크린에 그려진 작품이다. 특히 영화는 스튜디오가 아닌 로마 거리에서 촬영됐다. 인공 조명 대신 자연광을 활용했다. 직업 배우가 아닌 철공소 노동자와 신문 배달 소년이 아버지와 아들 역을 맡았다. 기존 영화 문법과 다른 이러한 연출 방식은 이탈리아 ‘네오(Neo)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영화 사조(思潮)를 형성했다. 또한 구로자와 아키라(일본)와 사티야지트 레이(인도), 봉준호, 김소진 등 많은 영화감독과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좋은 영화 한 편은 또 다른 창작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명작 영화 속에 시대상과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우리시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뒷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 낼 새로운 ‘자전거 도둑’을 기대한다. 한편 광주극장은 오는 5~7일 ‘가치봄 영화제’를 열어 ‘자전거 도둑’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영화 세 편을 상영한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