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공범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왕(王)은 군주나 임금을 뜻하는 말이다. 갑골문자로 왕의 아래 변이 넓고 위는 도끼 모양을 하고 있는데, 고대 최고 권력을 가진 도끼가 왕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높은 분’이라는 의미의 이 왕에 대한 용어는 국가마다 각기 달랐다. 영어로는 킹, 독일어 쾨니히, 프랑스어 후아, 러시아어 차르, 스페인어 레이, 아랍어 술탄 등이 같은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조선에서는 단군, 고구려 개차, 백제 어라하, 신라 마립간 등을 쓰다가 통일신라, 고려에 들어서 왕 칭호를 썼다.
현대 우리나라에서 주로 스포츠에서 좋은 의미로 왕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도 있다. 득점왕, 타점왕, 홈런왕, 도움왕 등이 대표적이다. 한 분야에서 업적을 낸 경우도 쓴다. 보험왕, 판매왕 등이 그렇다. 최근 신문·방송에는 주택왕, 빌라왕, 건축왕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공인중개사와 짜고 수백 억 원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사기꾼을 이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모두 서민이다. 추악한 범죄자인 그들에게 ‘왕’이라는 칭호를 붙여 주는 것은 무언가 이상하다.
뒤늦게 정부가 피해자들을 위해 특별법 제정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흡할 수밖에 없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주거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신뢰 관계’가 없는 타인에게 거액을 장기간 맡겨 놓고 주거지를 임대하는 것이다. 임차인 스스로 확인에 확인을 해야 하지만, 공인중개사가 끼어들면 이 역시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이 이 불안한 주거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것은 큰돈 없이도 서민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저렴하지만 질이 보장된 공공 임대 주택이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미흡한 현재의 공공 임대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 대책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임대업자, 건설업체에게 주택 문제와 도시 공간을 맡겨 놓지 말고 공공이 직접 개입해 사회적 약자, 서민 등을 위한 주거 시설을 공급하고,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공 공간과 시설들을 조성해야 한다. 투기 세력에 의해 터무니없이 올라간 민간 아파트 가격도 정상적인 범위로 낮출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
무엇보다 부족한 것은 큰돈 없이도 서민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저렴하지만 질이 보장된 공공 임대 주택이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미흡한 현재의 공공 임대 시스템의 전면적인 혁신 대책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임대업자, 건설업체에게 주택 문제와 도시 공간을 맡겨 놓지 말고 공공이 직접 개입해 사회적 약자, 서민 등을 위한 주거 시설을 공급하고,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공 공간과 시설들을 조성해야 한다. 투기 세력에 의해 터무니없이 올라간 민간 아파트 가격도 정상적인 범위로 낮출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