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감소에 청양고추·오이·애호박값 지난해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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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량 감소에 청양고추·오이·애호박값 지난해 ‘2배’
고깃집 쌈채소에 고추 달랑 1개…추가 안되고 셀프바서도 실종
고추 10kg 12만원 넘어 전년의 두배…오이·양파·대파도 껑충
2023년 03월 12일(일) 18:55
광주시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채소코너에서 무와 대파 등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고추 비싸서 못 드려요….”

직장인 김모(32)씨는 지난 11일 주말을 맞아 식당을 찾았다가 식당 주인으로부터 귀를 의심할 만한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일행들과 제육볶음 3인분을 시켜 먹던 중 청양고추가 동이 나자 식당 주인에게 더 줄 것을 요구했는데 식당 주인이 “더 이상 줄 수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식당 주인이 요즘 고추가 비싸 주지 못한다면서 필요하면 사다가 먹으라고까지 말하더라”며 “괜히 기분이 나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매화축제가 한창인 광양의 한 한우불고기 전문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식당에서는 쌈채소를 기본 제공하는데, 접시에는 청양고추가 단 1개 뿐이었다. 축제 기간이라 식당이 붐비니 ‘셀프바’를 이용하라고 적힌 안내문을 따라 셀프바에 갔지만, 청양고추는 아예 없었다.

이에 따라 손님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손님들은 “셀프바에 왜 고추는 없느냐”고 따져 묻고, 식당 주인은 “고추 1박스(10㎏ )에 27만원이나 한다. 고추 가격이 너무 올라 원하는 만큼 드릴 수가 없다”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앞서 지난 10일 장을 보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은 사람들도 치솟은 채소 가격에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시 서구의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에서 만난 최모(여·40)씨는 대파를 손에 들고 가격을 여러 번 살폈다. 그는 “이것저것 필요한 식재료를 사다 보니 금방 10만원이 넘어섰다”며 “대파를 비롯해 채소류 가격이 너무 올라 장을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푸념했다.

옆에서 무를 들고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유모(여·38)씨도 “어린 아들 먹일 국거리하고, 채소를 좀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올랐다”며 “공공요금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서민 식탁에 오를 식품 물가도 오르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데다, 난방비가 크게 오르면서 시설재배를 하는 채소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급감, 가격이 급등해 서민들의 가계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서민들은 “사먹기 두렵다”고 입을 모으는 한편, 음식점 업주들도 음식 만드는데 필수 식재료로 꼽히는 고추와 대파, 양파 등의 가격상승으로 힘겨워 하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청양고추 10㎏ 도매가격은 12만1000원으로 지난해 5만5208원보다 무려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6만8267)보다도 1.77배 높다.

양파 15㎏ 도매가격도 지난해 8808원보다 3.13배 비싼 2만7640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파 1㎏ 도매가격도 지난해 2065원보다 32.69% 오른 2740원이었다.

이처럼 채소 가격이 급등한 것은 지난 1월 하순 불어닥친 한파와 2월 중순 일조시간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설채소인 청양고추 등은 생육이 늦어져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채소류의 가격이 높은 상황이나 3월 이후 기상 호조, 봄철 생산물량 본격 출하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농산물 수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비축물량 방출과 추가 재배면적 확보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 지원을 지속 추진하는 등 농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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