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간, 도시 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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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간, 도시 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
김진애 지음
2023년 03월 10일(금) 07:00
“여행의 시간은 짧지만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 책 맨 앞에 쓰인 문장에 무릎을 친다.

건축가 김진애의 새 책 ‘여행의 시간- 도시 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은 인생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쓰리라는 예감이 처음부터 들었다”는 작가는 “독자가 자신의 여행에서 건져냈던 것을 다시 떠올리고, 또 다른 여행지의 가능성을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한다.

책은 모두 3부로 이뤄져 있다. 1부는 홀로 살아가는 인생에서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여행의 시간을 통해 자라는지 보여준다. 최고의 여행으로 꼽은 ‘홀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부터 궁합이 맞는 여행지를 선택하고, 기대하는 마음 등이 담겼다.

늘 바삐 움직이는 여행에서 벗어나 4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메콩강을 길이 15미터, 폭 2~3미터 남짓한 목선을 타고 떠내려가며 멍 때렸던 ‘느린 여행’의 기억은 자신을 찾는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이야기한다.

2부는 우리가 맺고 있는 일상의 관계가 어떻게 여행에서 증폭되고 재발견되는 지에 대해 들려준다. 계속 같이 붙어 있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커플 여행,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누구에게나 미션처럼 생각되는 효도여행,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여행 등을 만난다.

3부는 여행에 대한 선택의 이야기다. 여행이란 어차피 돈과 시간 사이의 줄타기이기에 늘 어떤 ‘선택’을 해야하지만 돈과 시간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기를 모았던 TV 프로그램 ‘알쓸신잡’ 촬영차 떠난 여행은 잘 알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였기에 즐거웠고, 더 잘 통했을지 모른다며 이방인과의 만남에도 적극 나서보라고 권한다.

그밖에 ‘놓쳐버린, 하지 못한, 하지 못할 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디지털 방구석 여행이 축복과 저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무엇보다 충실한 부록이 눈에 띈다. 자연여행보다는 “인간 마음의 본성과 욕망과 위대함과 허무함의 역학을 헤아리게 만드는, 지극히 인간적인 호기심으로 도시 여행에 매혹돼” 도시여행을 최고로 치는 그이기에 ‘김진애의 도시 여행법’은 도시 탐험을 꿈꾸는 이들에게 참고가 된다.

단 하나의 호기심만 있다면 떠날 이유는 충분하고, 길을 잃고 무작정 걸어보고, 한끼 만큼은 제대로 먹고, 가장 높이 오르는 건 ‘딜레탕트 여행스타일’의 메뉴얼이다. 그밖에 해외도시와 우리 도시를 짝으로 묶어보고 그 도시를 담은 영화·문학·그림을 찾아보는 프로 스타일, 고수 스타일 등을 통해 다양한 여행 팁을 제공한다.

작가는 여행을 다녀와서 그 곳의 자료를 계속 찾아보게 만드는 여행이 진짜 좋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창비·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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