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으로 한 끼 해결…‘가성비 맛집’ 구내식당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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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으로 한 끼 해결…‘가성비 맛집’ 구내식당 뜬다
첨단산단 식당 하루 70여명…지난해 6월 대비 3.5배 증가
돈까스, 제육볶음 메뉴도 흡족…‘구내식당 투어족’도 생겨나
2023년 03월 01일(수) 18:50
고물가에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이 커지자 구내식당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8일 우체국보험광주회관 구내식당이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거침없이 오르는 물가에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구내식당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25분. 광주시 북구 첨단지구의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지역본부 1층 구내식당은 식당 문을 열기 5분 전부터 20여명이 넘는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오늘의 메뉴는 잡곡밥과 돈까스, 쫄면, 달걀장조림, 열무나물, 단무지무침, 배추김치, 유부장국, 야채스프다. ‘돈까스 맛집’이라 소문난 탓인지 유독 많은 직장인들이 몰렸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여·28)씨는 “작년부터 물가가 급격히 올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며 “근처 밥집보다 맛있는 데다, 가격도 싸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 구내식당의 점심 식사 가격은 6000원. 식권 4장을 한 번에 구매하면 2만2000원으로, 5500원이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6월 입점할 당시 점심 식수 인원 200여명에서 최근에는 700여명까지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게 식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현상은 온갖 식당들이 즐비한 다른 광주 주요 도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 이용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산단공 광주본부 내 구내식당 입구.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대표빌딩 내 구내식당은 배식대에서부터 식당 출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 ‘메인 반찬’인 제육볶음은 손님 20여 명이 음식을 뜨고 지나가자 동이 났고 직원들은 제육볶음이 가득 찬 새로운 통으로 바꿔 놓기 바빴다.

식사를 하던 직장인 김모(33)씨는 “월세랑 공과금, 보험료 등 매달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은데 요즘 국밥 한 그릇도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식대 지출이 늘었다”며 “6000원에 이 정도 수준의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주변에 찾을 수 없어 항상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근 우체국보험광주회관 내 구내식당에도 낮 12시가 넘어가자 100석이 넘는 좌석은 만석으로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미리 구매한 식권을 입구에 내밀고 입장하는 손님들이 대다수였다.

이 구내식당의 하루 평균 이용객만 600여명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100여명이 더 늘었다고 식당 사장은 전했다.

직원들만 이용가능한 광주시청 구내식당 역시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광주시청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은 하루 평균 750명(점심 600명, 저녁 150명)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명 이상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구내식당이 인기가 높아진 것은 물가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에도 비교적 맛이 덜하다는 이유로 구내식당 대신 외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른 회사의 구내식당까지 찾아가는 등 그만큼 지출을 줄여보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광주의 비빔밥 평균가격은 지난 1월 기준 9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00원)보다 4.60% 올랐고, 김치찌개 백반은 7100원에서 7800원으로 9.86%나 급증했다. 이는 평균가격으로 실제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외식비 가격은 이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의 직장인 문모(여·27)씨는 “분식집에서도 6000원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얼마 전부터 친구들과 돈을 절약하기 위한 방법을 공유하는 등 지출을 줄이고 있다. 고물가에 삶이 팍팍하다”고 하소연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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